[한상숙기자] '악몽의 7연패'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까.
롯데는 시즌 막판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9월 14일 광주 KIA전부터 치른 14경기서 1승 1무 12패의 형편없는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그 사이 순위는 2위에서 4위까지 떨어졌다. 당연하다 여겼던 4강 진출까지 위태롭게 여기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7연패 후 가까스로 1승을 거둔 뒤 다시 5연패에 빠졌다. 연패와 함께 주전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며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양승호 감독은 "답이 안 나왔다. 8경기를 치르면서 감독 사인은 딱 한 번 나왔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회상했다.
롯데는 다행히 2일 군산 KIA전에서 10-2 대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을 확정했고, 이튿날 문학 SK전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며 일단 분위기를 바꿔놓는 데는 성공했다. 양 감독은 "그런 어려움을 겪었으니 이제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면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정규시즌 4위를 확정한 롯데는 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양 감독은 "어렵게 4강에 올라간 것이 선수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위기서 바닥을 경험한 것이 오히려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양 감독은 "연패 당하다 적시에 이겼다. 지금은 방망이 치는 것도 다르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롯데 선수들도 한껏 사기가 올랐다. 홍성흔은 "지금 떨어지는 분위기라면 앞으로 치를 포스트시즌이 막막할 것 같다. 다행히 고비를 넘고 올라가는 타이밍이다. 5일 SK전에서 주전 선수들이 빠지고도 이겼다. 선수단 사이에 '되는구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홍성흔 역시 양 감독과 마찬가지로 연패가 '약'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기도 적절했다. 정점에 있다 중요한 순간에 분위기가 떨어지는 것보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선수들 전체 경기력이 상승한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도 롯데 선수들을 자극했다. 홍성흔은 "우리는 더 잃을 게 없다. 두산은 승리를 확신할 테고, SK나 삼성도 두산보다는 우리를 편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전문가 예상도 대부분 두산을 우위로 본다고 들었다. 우리는 부담이 없다. 이런 마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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