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기회가 오면 많이 뛰어야죠."
롯데 자이언츠 김주찬은 올 시즌 32도루를 기록했다. 장기영(넥센 히어로즈)과 함께 도루 부문 공동 3위에 올랐고 팀내에서는 가장 많이 베이스를 훔쳤다. 김주찬은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 임하기 전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그런데 김주찬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는 발이 묶였다. 그는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좌익수 겸 2번타자로 선발출전했는데 1회초부터 뛸 기회를 맞았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나선 첫 타석에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던진 5구째를 잡아당겨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전준우 타석 때 2루로 뛰었다. 하지만 두산 배터리는 김주찬의 의도를 간파하고 있었다. 김주찬이 스타트를 끊는 순간 니퍼트는 1루로 공을 던졌다. 미리 스타트를 끊었기에 도루 실패로 기록은 됐지만 사실상 견제구에 걸려 횡사한 셈이다.
김주찬은 이후 1안타와 2볼넷을 더하면서 세 차례 출루했지만 더 이상 도루를 시도하지 못했다. 첫 출발부터 브레이크가 걸려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9일 치른 2차전에서는 톱타자로 나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7회초 유격수 실책으로 한 차례 출루는 했는데 도루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2차전서 롯데는 주전포수 강민호가 부상으로 빠져 타순 조정을 했다. 양승호 감독은 1차전 1번타자로 나섰던 손아섭을 3번으로 돌리고 김주찬을 톱타자로 배치했다. 3번타자였던 전준우는 6번 타순에 기용됐다.
양승호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김)주찬이가 1번타자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도루 능력이 있고 주력도 충분하기 때문에 그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했다. 송구에 안면을 강타당해 눈부상을 입은 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도 출전이 어렵다. 부상 치료 때문에 10일 병원에 입원했다. 2차전과 비슷한 라인업이라면 김주찬이 이번에도 1번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양 감독은 "주찬이가 출루를 많이 한다면 팀 공격이 좀 더 잘 돌아갈 수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김주찬은 이번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정규시즌에서 그는 타율 2할9푼4리 5홈런 39타점으로 나름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제는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에서 더욱 눈에 띄는 활약으로 소속팀 롯데는 물론 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다른 팀에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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