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란전 중앙 수비는 'Made in K리그'다.
오는 17일 새벽(한국시간)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을 준비중인 축구대표팀이 테헤란 입성 후 가장 강한 강도의 훈련을 했다.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대표팀은 14일 페이칸 훈련장에서 고지대에 맞춘 체력 점검에 집중했다. 뒤이어 주전과 비주전으로 예상되는 두 팀으로 나눠 10대10 미니게임으로 전술 점검에 열을 올렸다.
최강희 감독은 특히 수비에 공을 들였다. 훈련 직전 숙소인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수비진만 따로 미팅을 통해 이란 선수들의 특성과 함께 개개인의 임무를 전달받았다.
23명의 이란 원정 대표선수 명단에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붙박이 수비수였던 이정수(알 사드)가 빠진 것이다. 대신 정인환(인천 유나이티드)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가세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 상황이지만 중앙수비수 곽태휘의 파트너는 정인환이 유력하다. 이날 미니게임에서 정인환은 줄곧 곽태휘의 옆에 붙어 있었다. 둘은 지난 2008~2009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당시 곽태휘가 리더였고 정인환이 따라가는 상황이었다.
최강희 감독과 정인환의 인연도 남다르다. 정인환은 2006년 전북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당시 전북의 사령탑이었던 최 감독과는 2008년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한 뒤 5년 만의 재회다. 전북 시절 최 감독은 정인환에 대해 "잠재력은 풍부한데 너무 투박하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라며 더 분발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악문 정인환은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주전 수비수로 자리잡은 뒤 올 시즌에는 주장까지 맡아 물오른 기량을 과시중이다. 역대 최다인 4골 1도움을 해내며 그룹B에서 인천이 최강자임을 알려주고 있다. 수비 리드도 좋아 최 감독이 꼼꼼히 살핀 뒤 대표팀에 호출했고 지난 8월 잠비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최 감동은 정인환에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잘하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곽태휘는 정인환과의 호흡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정인환과는 전남에서 호흡을 맞춰 본 경험이 있다. 서로 역할 분담을 잘하면 문제없을 것이다. 인환이는 힘도 있고 상대를 마크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라며 찰떡 호흡으로 방어에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정인환도 마찬가지다. 그는 "태휘 형은 물론 윤석영과도 전남에서 함께 했었다. (고지대라) 다소 호흡이 힘들지만 괜찮다. 몸 상태도 좋고 이란의 역습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라며 중요한 일전에 주전으로 나설 생각에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첫 원정 경험이라 설렘으로 가득하지만 희생정신으로 팀 승리에 일조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정인환은 "태휘 형의 스타일에 맞춰가려고 한다. 한 명이 희생해야 커버 플레이가 잘 될 수 있다"라며 욕심부리지 않고 곽태휘에게 리더를 맡기고 자신은 궂은 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테헤란(이란)=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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