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아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누렸다.
롯데는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4로 신승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든 롯데는 벼랑 끝으로 몰릴 위기에서 탈출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부담없는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4-4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롯데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사 뒤 전준우가 SK 마무리 정우람으로부터 몸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후속 황재균의 중전안타에 이은 문규현의 번트로 2사 2,3루. 정우람은 이날 타격감이 좋은 김주찬을 고의4구로 내보내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이 작전은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후속 정훈을 맞은 정우람은 제구에 난조를 보이며 연속 볼 3개를 던졌고 3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그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결승점을 허용했다.
리드를 잡은 롯데는 10회말 강속구 우완 최대성을 투입했다. 최대성은 안타 두 개를 맞고 1사 1, 3루로 몰리기도 했으나 무사히 경기를 매조지했다. 롯데는 원정 2연전을 1승1패로 성공적으로 마감할 수 있었다.
쫓고 쫓기는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도 선취점은 SK가 냈다. 1회말 1사 뒤 박재상이 좌전안타로 살아나가자 3번 최정은 롯데 선발 송숭준의 121㎞ 높은 커브를 기다렸다는 듯이 잡아당겼다.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은 공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었다. 비거리 120m짜리 투런홈런. SK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롯데는 곧바로 반격했다. 대포에는 대포로 응수했다. 2회초 홍성흔이 SK 선발 윤희상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작렬, 1점차로 따라붙었다. 타격전으로 전개될 듯했던 경기는 이후 두 팀 모두 득점의 물꼬가 막혔다. 윤희상과 송승준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한 역투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한동안 0의 행진이 이어지던 경기는 6회말 SK 공격 때 무게가 쏠리기 시작했다. 선두 최정이 3루수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열기가 다시 달궈졌다. 박정권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 김강민 타석 때 롯데 벤치는 승부수를 던졌다. 송승준을 내리고 특급 구원 요원 정대현을 투입했다. 정대현은 김강민을 삼진처리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SK엔 조인성이 있었다. 후속 조인성은 정대현을 두들겨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4-1 SK의 리드.
한결 여유를 찾은 SK는 전날과 같이 7회부터 철벽 불펜을 가동했다. 그러나 7회 등판한 엄정욱이 수비 실책과 겹치며 난조에 빠지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선두 전준우를 바뀐 유격수 최윤석 앞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황재균마저 최윤석의 실책으로 내보내 무사 1,2루. 갑자기 흔들린 엄정욱이 폭투를 범하자 2루주자 전준우는 3루까지 진루했다. 다음 타자 문규현의 2루수 땅볼 때 롯데가 1점을 만회했다. 이어 김주찬이 1루선상을 총알처럼 따라 흘러가는 2루타로 황재균마저 홈을 밟아 4-3.
급히 불을 꺼야 하는 SK는 셋업맨 박희수를 투입했다. 그러자 롯데는 대타 조성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이 작전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그간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조성환은 가장 중요한 순간 박희수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작렬,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4-4 동점.
이후 두 팀은 나란히 좋은 기회를 잡고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SK는 7회말 선두 정근우가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3루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당하는 동안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롯데 사이드암 김성배의 구원 역투에 막혀 SK는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9회말엔 2사 2,3루 끝내기 찬스에서 이호준의 유격수 땅볼로 이닝이 종료됐다.
롯데도 8회초 1사 뒤 전준우가 우측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황재균이 중견수 플라이, 문규현은 2루땅볼로 물러나 찬스를 날렸다. 9회초엔 선두 김주찬이 안타와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진출했지만 역시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
승부는 결국 연장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10회초 2사 만루서 정훈이 침착하게 볼넷을 고른 덕에 롯데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SK는 10회말 1사 1,3루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최윤석이 삼진, 임훈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땅을 쳐야 했다.
이날 롯데에선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전준우와 5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한 김주찬이 가장 돋보였다. SK에선 6회 적시타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조인성이 두각을 나타냈다. 1회 선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최정도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19일 장소를 부산 사직구장으로 옮겨 치러진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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