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잠 거의 못 잤죠."
SK 최윤석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지난 17일 문학구장. 유격수로 교체 출전한 최윤석은 4-1로 앞선 6회초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며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유격수 쪽으로 오는 타구를 두 차례나 놓친 것이다.
최윤석의 실수로 주자 두 명이 모두 살아나가면서 무사 1, 2루를 허용했고 이어 투수 엄정욱의 폭투까지 나와 무사 1, 3루가 됐다. 결국 SK는 6회 3점을 헌납해 4-4 동점을 만들어줬고, 연장 10회 정우람이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 승리로 기세가 올랐으나, 역전패로 다시 주춤했다.
최윤석의 실책과 엄정욱의 제구 불안 등이 더해져 만들어진 최악의 상황이었다.
19일 사직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최윤석은 "그저께는 잠을 거의 못 잤다. 동료가 자책하지 말라고, 앞으로 이기면 된다고 위로해줬다. 아직 완벽하게 잊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두 배로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윤석은 수비 실책에 이어 연장 10회말 맞은 1사 1, 3루 찬스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팀의 마지막 득점 기회마저 날렸다. 최윤석은 "앞서 수비 실책이 마지막 타석에 영향을 끼쳤다. 만회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비와 공격에서 연달아 아쉬움을 남긴 최윤석에게 여기저기서 위로의 인사가 전해졌다. "김성현에게 가장 먼저 전화가 왔다. 조동화 선배님도 전화를 주셨다. 정경배 수비코치님은 문자를 보내셨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이랬다. "오늘 일은 잊어버려라. 앞으로 더 과감하게 해야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최윤석은 "그 날 전화가 엄청나게 많이 왔다. 선수들뿐 아니라 대학교 선배들도 전화를 걸었더라. 부재중 전화만 30통이 온 것 같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2차전에서의 실수는 포스트시즌 3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최윤석에게 아프지만 큰 경험이 됐다. 최윤석은 "내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3위까지 올라갔다고 하더라. 내가 큰 일을 하긴 했나 보다"며 "다음에는 좋은 일로 1위 할 수 있게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부산=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