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무한도전'의 300회는 결코 화려하지도, 떠들썩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무한도전'다워서 즐거웠고, 가슴 뭉클했다. 웃음이 있었고 눈물도 있었다. 멤버들은 갈등을 겪었던 시절부터 끈끈한 동료애를 갖게 된 지금까지의 여정을 떠올리며 서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방송사 파업으로 인한 수 개월의 공백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무한도전'의 진짜 힘은 멤버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우애와 서로에 대한 신뢰에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300회를 맞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한 템포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쉼표 특집'이 마련됐다. 웃음이 넘쳤던 폭로전부터 그동안 얘기하지 못했던 진솔한 토크에 시청자들이 웃고 울었다.
먼저 멤버들은 '무한도전' 1회부터 299회까지 약 7년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 등을 꼽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재석은 "'무모한 도전' 당시 3-4% 나왔다. 시청률표가 나오면 '프로그램이 없어진다더라' '멤버가 빠진다더라' 'PD가 교체된다더라' 등의 말이 많이 나왔다. 저와 노홍철이 초창기 멤버였고 그 때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하겠다고 했다. 이후 박명수와 하하와 정준하 등이 순서대로 합류했다"고 '무한도전'이 시작할 무렵을 돌아봤다.
유재석은 "정준하가 버라이어티에 적응을 하지 못해 그만 두겠다고 했고, 정형돈 역시 4년 동안 마음고생을 했다"고 지금의 '무한도전'이 있기까지의 힘든 시간을 전했다.
멤버들은 또 '무한도전' 1회부터 299회까지 약 7년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특집 등을 꼽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방송 영상을 함께 보며 추억에 젖는가 하면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형돈은 "봅슬레이 탈 때 진짜 아팠는데 박명수가 꾀병을 부렸다고 오해해 정말 화가 났다"고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봅슬레이 특집은 저희가 더 끈끈해진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레슬링 특집과 관련, 지난 영상을 보며 "아직 소름 돋는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정준하는 "예전에는 스스로가 작아지는 날이 있었다. 소심해지고 피해의식이 생기다보니 스스로 작아졌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레슬링 이후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대한민국 개그맨 중 가장 웃기는 개그맨이다. 유쾌한 에너지가 나온다"고 동료애를 과시했다.
멤버들은 또 '소울푸드' 코너에서는 마니또가 된 멤버에게 편지를 쓰고, 음식을 만들어주며 7년의 시간을 통해 고마움을 표했다. 툴툴대기도 하고, 토닥거리면서도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으로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했다.
300회 특집의 백미는 '텐트 토크'였다. 화려한 장소가 아닌, 한 평 남짓한 텐트 안에서 서로의 눈빛을 마주하며 그동안 이야기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무한도전' 멤버로 뒤늦게 합류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길은 "하루에도 몇 번씩 내가 바뀐다. 부끄러운 날도 너무 많았다. 그래서 잠도 못 자는 날도 있었다. 스스로 나를 원망했다"고 털어놨다.
정준하와 박명수는 마음 고생이 심했던 길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정준하는 "나도 그랬다. 버티는 것도 힘들고 나가는 것도 힘들다"며 "처음 들어왔을 때 되게 얄미웠다. 얄미우면서도 잘했다. 지금의 네 모습은 그런 당당한 모습이 안 보인다. 마음을 더 편하게, 당당하게 가져라"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던졌다.
박명수도 "살다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이 많겠니. 호사다마라고 하잖아. 좋은 일과 나쁜 일은 꼬리를 물고 다닌다. 파이팅 해라"라며 응원의 말을 전했다.
유재석과 정형돈은 '무한도전'을 하고 있음에도 가끔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정형돈은 "요즘 '무한도전이 다음주라도 그만둘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무한도전'이 없어지면 나도 없어질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고 유재석은 "나도 그렇다. '무도'와 함께 나의 예능 인생도 함께 하지 않을까 싶다"고 '무도'에 대한 무한애정을 전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막내 라인인 노홍철과 하하에게도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다.
유재석은 노홍철과 하하에게 "내가 있는 것이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더 펼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있음으로 해서 너희들은 갖고 있는 능력을 쓰지 못하는 것 뿐이다. 언젠가는 너희들이 그 능력을 펼쳐야 할 때가 올 것이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노홍철은 "방송 중 쉬는 시간에도 잠시 쉬어야 하는데 유재석 씨는 그 때도 일을 한다. 그게 괜찮은지 걱정이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재석은 "지금의 우리에게 이 시간은 다시 올 수 없다. 열심히 하자"고 멤버들을 북돋웠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무한도전'의 진솔한 고백, 웃음 뒤 숨겨졌던 눈물과 그들의 열정. '무한도전'의 301회가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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