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K-롯데 마지막 5차전은 '수비전?'

[한상숙기자] 실책이 경기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두 팀의 명암도 사소한 실책에서 갈릴 확률이 높다.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나마 양 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진 경기는 2차전 정도다. 그 중 3경기는 1점 차 박빙 승부였다. 팽팽한 접전 속, 실책으로 분위기가 결정되곤 했다. 양 팀의 플레이오프 4경기 실책은 각 2개씩 총 4개.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많았다.

1차전부터 '기본'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SK가 1-0으로 이기다 롯데 손아섭의 적시타로 1-1 동점을 이룬 6회초. 1사 1, 3루에서 대타 박준서가 때린 타구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날아갔다. 이 때 박진만이 순간적으로 낙구 지점을 포착해 넘어지며 잡아냈고, 1루로 귀루하지 못한 홍성흔까지 아웃시켜 병살을 완성했다.

역전을 노리던 롯데의 흐름이 완전히 끊긴 장면이다. 이후 SK가 6회말 박정권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2-1 승리를 거뒀다. 롯데로서는 박진만의 호수비 하나에 걸려들며 날아간 역전 찬스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2차전에서는 SK가 수비 때문에 울었다. SK는 점수 차가 4-1로 벌어지자 6회말 2사 2루 박진만 타석 때 이재원을 대타로 기용했다. 이후 7회부터 이재원의 대주자로 투입됐던 최윤석이 유격수를 맡았다.

그런데 7회초 최윤석의 두 차례 실책성 플레이가 SK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전준우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했고, 이어 황재균의 땅볼마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실책을 저질렀다.

주자 두 명의 출루로 무사 1, 2루가 됐고 마운드 위의 엄정욱마저 흔들리면서 폭투를 던지고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결국 SK는 7회에만 3점을 내줘 4-4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 정우람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와 4-5로 졌다. 불운의 연속이었다. 결정적 실책을 범했던 최윤석은 "경기 후 잠을 자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3차전 흐름도 수비에서 결정됐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진만은 0-2로 뒤진 3회말 1사에서 홍성흔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선발 송은범의 보크까지 나왔고, 롯데는 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강민호가 적시타를 날려 홍성흔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3-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SK는 6회말 수비 2사 1루에서도 문규현의 타구를 우익수 조동화가 조명탑 불빛 때문에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쐐기점을 내주고 말았다. SK는 이날 롯데에 1-4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렸다.

롯데는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맞은 4차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역시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됐다.

0-1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의 타구가 3루수 쪽으로 향했다. 강한 타구를 황재균이 잡지 못했고, 공은 좌익선상으로 길게 흘렀다. 기록은 정근우의 2루타. 그러나 황재균이 바운드를 제대로 맞췄다면 잡아내거나 단타로 막을 수도 있었기에 아쉬웠다. 이후 정근우는 박재상 타석에서 도루로 3루까지 갔고, 최정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추가점을 올렸다. 경기가 SK의 2-1 승리로 끝났으니 이 점수는 롯데엔 뼈아픈 실점이 됐다.

롯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서 실책성 플레이 때문에 여러 번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향상된 집중력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갔지만, 결정적인 순간 나오는 실수는 여전히 위태롭다. 리그 최고 수비력을 자랑하는 SK도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부담은 더 커졌다. 양 팀은 2승 2패로 맞서 22일 문학구장에서 5차전을 치른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린 마지막 일전에서 수비력의 차이가 희비를 가를 수 있다. 투수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 못지않게 실책을 줄이는 것 또한 승리를 향한 중요한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