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충전된 박희수-정우람, 등판 기회가 없었다

[한상숙기자] 막강 불펜의 '개점 휴업'이 길어지고 있다. 불펜진 전원 대기를 명령했지만 두 경기 연속 상대에 내내 끌려다녀 박희수, 정우람이 등판할 기회도 잡지 못했다.

SK가 2차전마저 내줬다. SK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3-8로 졌다. 1차전에서 이승엽의 투런포에 무릎을 꿇었던 SK는 2차전에서는 최형우에게 만루포를 맞고 전의를 잃었다.

SK의 좌완 듀오 박희수, 정우람은 아직 한국시리즈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윤희상이 완투했다. 1회 이승엽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뒤 7회 추가 1실점한 외에는 잘 던져줬다. SK가 4회 1점을 따라붙었지만 이후 더는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전세를 뒤집을 수 없다고 판단한 이만수 감독은 윤희상에게 경기를 모두 맡겼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윤희상의 완투로 불펜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2차전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희수와 정우람은 롯데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르는 동안 나란히 4경기씩 등판해 각각 7이닝과 5이닝을 소화했다. 대부분 경기에서 불펜 대기했고, 긴장도 높은 상황에서 등판해 피로감이 쌓였다.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하루 휴식일에 이어 한국시리즈 1차전도 등판하지 않아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는 게 이 감독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2차전에서도 SK 필승조는 가동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 리드를 빼앗겼고, 제대로 추격도 못해보는 바람에 등판 기회가 아예 없었다.

기대했던 마리오가 일찍 무너진 탓이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마리오는 이날은 2.2이닝 만에 6실점하고 조기 강판했다. 3회에만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집중 허용하면서 2타점 2루타(배영섭)에 만루홈런(최형우)까지 맞았다.

초반부터 0-6으로 끌려가 기운 분위기. SK 벤치가 경기 운영을 하기에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이만수 감독은 마리오에 이어 최영필(2.1이닝 무실점)-이재영(1.2이닝 2실점)-박정배(1.1이닝 무실점)를 계투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서 볼넷과 몸에 맞는 볼, 홈런 등을 허용하며 정규시즌에서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여전히 박희수와 정우람은 삼성이 두려워할 만한 막강 불펜이다. 그러나 이들의 등판에는 팀이 앞서고 있거나 팽팽한 경기가 펼쳐져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2경기를 치르며 한 번도 필승조를 가동해보지 못했다는 것이 SK가 처한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