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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광주의 절실함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이유


[이성필기자] "우리도 (무승행진을) 오래 해봐서 알죠."

인천 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은 올 시즌 초중반을 돌아보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인천은 시즌 시작 후 3연패 뒤 첫 승을 하며 정상궤도에 진입하는가 싶더니 이후 12경기 무승(7무5패)에 빠지며 속 끓는 시간을 보냈다. 무승 시련이 길어지자 와중에 허정무 전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팀이 붕괴되기 일보 직전이었고 수석코치였던 김봉길 현재 감독은 감독대행을 맡아 한동안 뒷수습에 정신이 없었다.

김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뗀 뒤 인천은 무섭게 달라졌고 상위 그룹(1~8위)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아쉽게 30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비기면서 상위 그룹 티켓은 경남FC로 넘어갔다.

하지만, 인천은 스플릿 그룹B의 최강자가 됐다.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37라운드 광주FC전을 치르기 전까지 12경기 무패(8승4무)를 달리며 팀 창단 후 최다 무패행진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은 승점도 52점으로 상위그룹인 6위 부산 아이파크(51점)보다 오히려 많다. 8위 경남FC(44점)와는 차이가 훨씬 크다. 강등권인 15위의 강원FC(32점)와는 20점 차이로 사실상 1부리그 잔류가 확정적이다.

그래도 안심하지 않는 김 감독이다. 그는 "앞으로 모든 경기에서 연패할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물론 승리가 쉽지는 않다. 이날 인천의 상대 광주(33점)는 강원에 승점 1점차로 쫓기고 있다. 강등권에서 한 발짝이라도 더 달아나기 위해서는 승점 3점이 절실하다. 또 광주는 최근 8경기 무승(3무5패)으로 애가 타는 상황이다.

김봉길 감독은 "광주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우리도 경험해봐서 어떤 마음인지도 안다"라며 안타깝게 바라보면서도 "그룹B의 모든 팀은 전력 차이가 없다. 쉬운 경기가 없다는 뜻이다"라며 어느 경기든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리그를 운영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쉽게 승점을 주지 않겠다는 인천의 마음을 알았을까, 광주 최만희 감독은 "우리와 인천의 사정이 뒤바뀐 것 같다"라며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은 경기는 사력을 다한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매 경기 결승전이다. 선수 조합을 구상하기보다는 오직 한 경기에 대한 승리만을 생각할 뿐이다"라며 절실한 마음으로 강등권 탈출에 목숨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승부는 역시 냉정했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과 광주는 5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인천이 설기현의 결승골로 3-2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보탠 인천은 시즌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었고, 패한 광주는 강등 걱정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극명하게 희비가 갈렸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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