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오승환 "최정 홈 쇄도 안해준 게 다행"

[한상숙기자] 삼성 오승환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2-1로 앞선 9회 무사 3루의 절체절명 위기를 막아낸 오승환은 "최정이 홈에 들어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이 2-1로 앞선 8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세이브에 성공했다. 1차전 이후 두 번째 등판이었다. 2차전에서는 삼성이 이겼어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등판할 필요가 없었고, 3, 4차전은 팀이 패해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승환은 오랜 휴식 끝 등판에서 세이브를 추가하며 포스트시즌 통산 10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는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타이기록(구대성)이다. 오승환은 "기록은 신경쓰지 않았다. 올해 (윤)성환이 형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해 만회하고 싶었다"고 어떤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는지 알렸다.

위기를 벗어난 호투라 더욱 뜻깊었다. 오승환은 2-1로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에서 9회 첫 타자 최정에게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3루타를 맞았다. 쉽게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원아웃을 잡았다. 이 때 3루주자 최정은 홈을 노리지 않고 3루에 머물러 있었다. 이후 오승환은 박정권을 볼넷으로 내보내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특유의 묵직한 돌직구를 앞세워 김강민과 박진만을 연속 삼진 처리하고 승리 세리머니를 했다.

이런 어려운 승부를 벌이고도 "별 기분 없었다"며 담담하게 3루타 맞은 상황을 설명한 오승환은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만 했다. (이)호준이 형과의 승부가 가장 중요했다. 무사에서 최정이 (이호준의 유격수 땅볼 때) 홈 승부를 하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다행이었다"고 승부처를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