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끝났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에게는 아직 들어올려야 할 트로피가 2개나 남아 있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두고 4승2패의 전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이자 구단 사상 여섯 번째 우승이다.
지난해 사령탑 취임 첫 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류중일 감독은 2연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직 류 감독에게는 남아 있는 일이 있다.
먼저 아시안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은 한국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에 성공하며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안시리즈 '3관왕'을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삼성과 류 감독의 목표는 3관왕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류 감독은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뒤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곧바로 아시안시리즈 준비에 돌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시안시리즈는 8일 부산에서 개막한다.
아시안시리즈 후에는 내년 봄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기다리고 있다. 시즌 중 대표팀 감독직을 놓고 전임 감독을 두느냐, 현역 프로팀 감독이 맡느냐에 따른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는 기존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 역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 감독 생활을 하면서 국가대표 감독을 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우승을 할 것이고 그런 이야기를 못 듣는다면 우승을 못할 것이라고"라며 "국가대표 감독을 하라는 의미에서 이번에 우승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역설적인 말이지만 이번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국가대표팀을 이끌 자격을 얻었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에는 현역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견해도 밝혔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한 지금은 오히려 당당히 영광스러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류 감독은 지난해 처음 삼성의 감독직을 맡아 세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 시즌 두 번의 우승을 추가하며 2년만에 벌써 5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자신을 "명장이 아닌 복장"이라고 말하는 류중일 감독. 남아있는 아시아시리즈와 WBC의 우승컵까지 차지하게 된다면 그 때는 아무리 겸손해도 '명장'이라는 수식어를 거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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