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삼성의 우승으로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끝낸 한국 프로야구는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국민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펼쳐지기도 햇지만 끊임없이 이슈가 생성되면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눈길을 사로잡았다. 창간 '8'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올시즌 가장 뜨거웠던 '8'가지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경기조작 광풍
시즌을 앞둔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한창 각 팀의 스프링캠프가 펼쳐지던 2월, 프로배구에서 드러나기 시작된 경기조작 광풍이 프로야구에까지 불어닥쳤다. 신임 김기태 감독의 지휘 아래 재도약을 준비 중이던 LG는 순식간에 주축 선발투수 2명이 이와 관련돼 구속되면서 전력 약화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LG뿐만이 아니었다. 프로야구 전체가 흔들린 대형 사건이었다. 다행히 사건은 두 선수의 구속과 한국야구위원회(KB0)의 '영구제명'이라는 징계로 일단락이 됐다. 시작부터 맞닥뜨린 대형악재에도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며 탄탄해진 기초체력을 과시한 것이 다행이었다.
◆뜨거운 순위다툼
시즌 초반 프로야구의 인기에 불을 지핀 것은 치열한 순위다툼이었다. 6월초까지 1위 SK와 8위 한화의 승차는 5.5경기에 불과했다. 1위부터 공동 5위까지 총 6개 팀도 2경기 차의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당초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LG와 넥센이 선전을 거듭했고, 우승후보로 꼽히던 삼성이 예상 밖의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장기 레이스가 끝날 때의 시즌 순위표는 팀 전력에 맞춰 수렴하게 돼 있다. 삼성은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1위를 차지했고 넥센과 LG는 순위가 하락해 6,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라갈 팀은 올라가고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속설이 입증되긴 했지만 시즌 초반 뜨거운 순위다툼은 700만 관중 동원의 초석을 다졌다.
◆이용훈의 실밥 물어뜯기
롯데 투수 이용훈의 습관이 도마 위에 올랐다. 6월10일 KIA전에서 공을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스핏볼 논란이었다. 이용훈은 공에 일부러 흠집을 내 반칙 투구를 펼친다는 의심을 받았으나, 그저 삐져나온 실밥을 뽑아내기 위한 버릇이었다고 해명했다.
KBO는 "예의주시하겠다"며 논란에 강력한 대응 자세를 보였다. 이용훈도 자신의 습관을 버리고 실력으로 논란을 불식시켰다. 논란 이후 등판한 세 경기에서 5.2이닝 무실점-6이닝 1실점-8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2승을 따낸 것. 올 시즌 전체 성적도 8승5패 평균자책점 3.01로 훌륭했다.
◆오승환 세이브 신기록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이 7월1일 넥센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했다. 개인 통산 228번째 세이브였다. 김용수(LG)의 역대 최다 기록인 227세이브를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세이브왕에 오르며 통산 249세이브로 신기록 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제 세이브 부문에서는 살아있는 전설이 된 오승환이다.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세이브를 추가한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인 10세이브로 구대성(한화)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현수와 나지완의 언쟁
빈볼시비가 고교 동문 선후배간의 언쟁으로 비화됐다. 지난 7월3일 KIA와 두산의 경기. 두산 마무리 프록터가 나지완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위협구를 던졌다. 나지완이 발끈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펼쳐졌다.
나지완과 프록터의 설전은 별 탈 없이 끝났다. 문제는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프록터의 바통을 이어받아 나지완과의 설전에 나선 것이었다. 김현수는 나지완의 신일고 2년 후배. 결국 김현수의 사과로 두 선수는 화해했다. 두산의 고창성은 자신의 SNS에 나지완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의 투수대타
9월12일 LG와 SK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0-3으로 뒤지던 9회말 LG 공격에서 이상한 장면이 연출됐다.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인 투수 신동훈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것. 신동훈은 그대로 서 있다 정우람에게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다음날 LG 김기태 감독은 SK 이만수 감독의 자극적인 투수교체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었다며 '돌직구'를 던졌다. 이후 김 감독은 승부를 포기했다는 팬들의 비난과 함께 KBO로부터도 엄중 경고와 500만원의 제재금 처분을 받았다.
◆실패로 끝난 류현진의 도전
류현진은 시즌 초반부터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잘 던지고도 빈약한 팀 타선 지원에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분발하며 승수를 추가했고 점점 10승에 가까워졌다. 류현진의 10승은 한화뿐만 아닌 전 야구팬의 관심사가 됐다.
그러나 결국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10월4일 넥센전에서 10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답답한 타선 덕(?)에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시즌 9승(9패)에 머물렀다. 애착을 보였던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감독 수난시대
올 시즌에는 유독 칼바람이 자주 휘몰아쳤다. 2012년에만 3명의 감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2011년 개막전을 기준으로 현재 사령탑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감독은 삼성 류중일 감독이 유일하다.
먼저 한화 한대화 감독이 시즌 중이던 8월말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어 9월 중순에는 넥센 김시진 감독도 전격 해임됐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구단의 염원을 이루지 못해 역시 팀을 떠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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