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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년]아듀~ 프로야구 8구단 체제


[김형태기자] 프로야구 1군리그의 8구단 체제가 올해로 막을 내렸다. NC 다이노스가 내년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하면서 프로야구는 9구단 체제로 재편된다. 지난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1군에 합류하면서 8개 구단 체제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무려 22년간 이어져오다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된 '8'개 구단 체제를 창간 '8'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되돌아봤다.

◆쌍방울의 탄생

1982년 출범 당시 6개 구단이었던 프로야구는 4년 뒤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의 창단으로 7구단 체제가 됐다. 그러나 홀수 구단 시스템은 경기 일정 편성의 문제점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고, 짝수 구단 체제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 결과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전북 전주를 연고로 창단하면서 본격적인 8구단 체제가 시작됐다.

자금력이 탄탄한 편이 아니었던 쌍방울은 창단 초기부터 '외인 부대' 성격을 띠었다. 나머지 7개 구단에서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을 주로 끌어모았다. 부족한 자금력과 연고지인 전라북도의 유망주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로 하위권에 맴돌았다.

시작은 나름대로 희망찼다. 김인식 창단 감독의 지도 하에 1990년 2군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1군 데뷔 시즌에는 승률 4할2푼5리(52승71패3무)로 돌풍을 일으키며 LG와 함께 공동 6위에 랭크되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당시 쌍방울의 기세에 밀려 최하위로 처진 팀이 OB(현 두산 베어스)였다. 그러나 쌍방울 돌풍은 금방 수그러들었다. 이듬해 승률 3할2푼9리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처진 뒤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95년까지 쌍방울은 8위와 7위를 오가며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반전의 계기는 1996년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부터 마련됐다. 그 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률 5할6푼3리로 리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김원형, 조규제 등의 스타급 투수진에 김기태, 심성보 등이 타선에서 활약한 덕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듬해에도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쳤다.

서서히 강팀의 자격을 갖춰가는 듯 보였지만 취약한 자금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1998년 6위로 추락한 레이더스는 IMF 금융위기에 모기업 쌍방울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야구단 운영마저 위태로워졌고, 결국 2000년 2월 팀 해체를 선언했다. 쌍방을 프런트와 선수단은 새롭게 프로야구팀 창단을 선언한 SK '와이번스'에 대부분 흡수됐고, 쌍방울이란 팀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만 남게 됐다.

◆8구단 체제, 최고팀은 KIA

6개 구단 체제로 4년, 7구단 체제로 5년을 보낸 것에 비해 8구단 시스템은 무려 22년간 지속됐다. 프로야구 31년 역사의 71%에 해당한다. 초창기 한국 프로야구가 완전한 프로라기보다는 일정 부분 아마추어 시스템의 연속이라고 봤을 때 8개 구단이 각축을 벌인 최근 22년은 사실상 제대로 된 프로야구의 정착 및 발전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무수한 스타와 시대를 풍미한 강팀들이 등장했다.

뚜렷한 족적을 남긴 팀은 현대(넥센의 전신)다. 1982년 원년 멤버였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와 태평양 돌핀스를 거쳐 1996년부터 현대 유니콘스로 바뀌었고, 2008년부터는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야구사에는 비운의 팀으로 남았지만 현대는 8구단 체제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 부상했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현대는 모두 4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막강한 투수진과 공격력을 갖춰 약점이 없는 팀으로도 여겨졌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대표적인 '왕조'로 꼽힌다.

이 기간 중 최강의 위치를 지킨 팀은 KIA(전신 해태 포함) 타이거즈다. 6구단, 7구단 체제를 거친 초창기에 무려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IA는 8구단 체제 하에서도 5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통산 10회 우승을 자랑한다.

8구단 체제의 막이 오른 1991년을 시작으로 1993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타이거즈는 1996∼1997년 2연패에 성공하면서 최전성기를 누렸다. 그리고 해태에서 KIA로 구단이 변신한 뒤 침체기를 겪다 2009년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면서 전통의 강호임을 입증했다.

KIA의 뒤를 쫓는 팀은 '영원한 강팀' 삼성.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2005년과 2006년 연속해서 정상을 밟았고, 지난해와 올해 또 다시 2연패에 성공하며 현 시점에서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의 위상을 재확립했다. 쌍방울의 명맥을 이은 SK 또한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하면서 신흥 강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들 4팀이 8개 구단 체제 22년간 우승한 횟수는 모두 17번. 4강의 위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다. 이들 구단 외에 두산이 2번, LG와 한화, 롯데가 각각 1차례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가장 오랜 기간 정상에 오르지 못한 팀은 롯데로 8구단 체제 도입 2년째인 1992년 이후 20년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다.

◆최고 스타는 양준혁-송진우

8개구단 체제가 존속된 22년간 수많은 스타가 명멸했다. 이 가운데 가장 꾸준히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 선수를 꼽으라면 타자는 양준혁, 투수는 송진우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양준혁은 1993년 데뷔한 뒤 무려 18년을 뛰었다. 이 기간 중 타격왕 4차례, 타점왕 1차례에 골든글러브 8차례 수상이란 위업을 달성했다. 3할타율 14차례, 20홈런 이상 9차례를 기록했다. 특히 16번이나 두자릿수 홈런을 쳐낸 덕에 351홈런으로 통산 홈런왕 자리도 지키고 있다.

양준혁의 통산 홈런 기록에 6개차로 다가선 이승엽(삼성)은 임팩트 있는 활약에선 단연 돋보였지만 일본 진출로 2004년부터 8년간 공백이 있었다. 그러나 1999년 54홈런에 이어 2003년 누구도 넘볼 수 없던 56홈런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최고의 거포로 이름을 알렸다. 이승엽은 한국 무대에 복귀한 올해에도 21홈런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 중에선 송진우를 들 수 있다. 1989년 빙그레에서 데뷔한 그는 1991년부터 은퇴한 2009년까지 줄곧 한화에서만 뛰었다. 이 기간 중 190승과 67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친 투수로 꼽힌다. 송진우는 특히 철저한 자기 관리로 무려 45세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 가장 모범적인 프로 선수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다.

현역 투수 중에선 송진우의 팀 후배 류현진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2006년 한화에 입단해 이제 7시즌을 치렀을 뿐이지만 매 시즌 최상급 성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데뷔 시즌인 2006년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류현진은 올해까지 7년 연속 3자릿수 탈삼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2010년에는 192.2닝을 소화하는 동안 1.82라는 꿈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뛰어난 제구력과 무브먼트, 그리고 체인지업을 앞세워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을 금메달로 이끌기도 했다. 이런 활약상을 바탕으로 류현진은 이번 겨울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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