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FA자격을 얻는 2년 뒤를 노릴 수 있다."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둔 류현진(한화)을 두고 '밀고 당기기'를 시작했다.
보라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나은지, 아니면 FA자격을 얻는 2년 뒤를 노리는 게 나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애간장 태우기' 작전이 시작된 느낌이다.
전날 류현진에 대한 포스팅 시스템 결과 무려 2천570만달러에 낙찰가가 정해졌다. 최고 응찰액을 써내 류현진과의 독점 협상권을 따낸 팀은 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향후 30일간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보라스와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에 돌입한다.
류현진의 계약 협상에 있어 중요한 관건 중 하나는 계약 기간이다. 계약 기간을 짧게 가져간 뒤 빠른 시일내에 메이저리그 FA 자격을 얻는 게 류현진과 보라스에겐 훨씬 나은 선택이다. 메이저리그 신인은 6년간 한 팀에서 뛰어야 FA 자격을 얻지만 해외 프로리그 출신 선수의 경우 에이전트의 협상에 따라 계약 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FA로 풀릴 수도 있다.
계약 기간이 중요한 건 2천500만달러라는 '이적료'를 한화에 건네야 하는 다저스의 사정상 류현진 개인 몸값은 아무래도 FA 자격을 확보했을 때와 비교해 적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라스는 '협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번 겨울 다저스로의 이적을 거부하고 2년 뒤를 노릴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주도권을 잡으려는 '언론플레이'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보라스는 류현진이 한국에서 뛰었다는 이유로 몇몇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 과소평가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류현진이 일본에서 뛰었다면 포스팅금액은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국 프로리그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였다.
보라스는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서든 3선발을 맡을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래를 기약하고 키워야 하는 선수가 아니다.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의 강점에 대해서는 "패스트볼 제구가 매우 뛰어나고, 수준급 체인지업을 보유했다"며 류현진이 프로 생활 내내 등번호 99번을 달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저스의 등번호 99번을 류현진을 위해 준비하라는 말이었다. LA타임스는 이를 두고 "다저스에서 마지막으로 99번을 단 선수는 강타자 매니 라미레스였다"며 "그 역시 보라스의 고객이었다"고 소개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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