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2년 만의 재회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원준과 정민태 투수코치 얘기다. 고원준이 넥센 히어로즈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 두 시즌 만에 다시 두 사람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고원준에게 정 코치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고원준을 신인 시절부터 지켜본 정 코치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공 끝도 좋고 무엇보다 구속이 빨랐다. 그래서 항상 옆에 두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면서 지도했다.
그런데 정 코치는 고원준에게 자상하면서도 한편으론 엄했다. 정 코치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롯데로 팀을 옮기게 되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선수가 (고)원준이었다"고 껄껄 웃었다.
고원준은 정 코치에게 '다시 한 팀에서 만나 정말 좋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정 코치는 "좋은지 아닌지는 이제 훈련을 해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의미있는 미소를 지었다.
고원준은 넥센 시절부터 마운드의 젊은 기대주로 꼽혔다. 롯데로 트레이드돼 와서도 그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3승 7패 평균 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후반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와 어느 정도 역할은 했다.
정 코치는 "(고)원준이는 관리를 잘해주면 충분히 지금보다 더 잘 던질 투수"라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컨트롤만 잡힌다면 승수도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고원준은 그 동안 그라운드가 아닌 구장 바깥에서 문제로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종종 있었다.
넥센 사령탑 시절 고원준을 발탁했던 김시진 롯데 신임 감독도 "나이가 어린 선수라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고 절제를 하는 그런 부분이 조금 미숙했던 점도 있었을 것"이라며 "선수 본인도 이제는 프로 경력이 쌓였으니 자기가 해야할 일이 뭔지를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고 신뢰 속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민태 코치는 "원준이가 타지에서 혼자 생활을 계속하다보니 제 때 식사도 하지 않고 건너 뛰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며 "그러니 체력관리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걱정했다.
정 코치는 부산에 내려온 뒤 가장 먼저 오피스텔을 구했다. 고원준이 사용하는 숙소와 같은 건물이다. 가족들은 서울 집에 남아있고 정 코치 혼자 내려왔다. 그는 "구단에 그렇게 잡아 달라고 먼저 요청했다"며 "원준이가 이제부터 밥은 자기가 사겠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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