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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현욱 "삼성팬에 죄송, 구위는 문제없다"


[정명의기자] 전격적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정현욱(34)이 팀을 옮기는 소감을 전했다.

정현욱은 원 소속구단 삼성과의 우선협상 기간이 끝난 17일 LG와 4년간 28억6천만원의 조건에 FA계약을 맺었다. 1년 평균 7억원이 넘는 대박 계약이다. 그러나 정현욱은 밝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계약 소식이 전해진 후 '조이뉴스24'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정현욱은 "착잡하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제는 '전 소속팀'이 돼버린 삼성은 그가 1996년 데뷔해 10년 이상을 뛰었던 팀이다. 정현욱은 "착잡하다. 기분이 좋은 일임에도 정든 곳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정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더라"고 말했다.

정현욱은 최근 수 년간 삼성의 '필승 불펜진'으로 활약했다. 2009년과 2011년에는 홀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50경기 이상 출전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 62.2이닝을 던진 것은 그나마 등판 횟수가 적었던 편. 2008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7이닝을 던졌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주로 불펜으로 활약하며 매해 70이닝 이상 투구했다.

사실 올 시즌 정현욱에게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정현욱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정현욱은 "올해는 솔직히 등판 기회가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긴 했었다"며 "하지만 구위 자체나 스피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어 정현욱은 "계산해봤더니 5년 동안 400이닝을 넘게 던졌더라. 불펜에서 몸을 푼 것까지 더하면 600이닝을 넘지 않겠냐"며 "그 정도로 던지면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누구나 지칠 수 있다. 매년 잘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올해는 그런 해였다"고 말했다.

정현욱은 지난 5년간 정확히 411.2이닝을 소화했다. 그의 말대로 지칠 법도 한 투구수다. 하지만 올 시즌 역시 정현욱은 54경기에 등판해 2승5패3홀드 평균자책점 3.16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정현욱의 LG행 배경에는 LG 코칭스태프와의 인연도 자리하고 있다. 정현욱은 "김기태 감독님과는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같이 했었다. 조계현 코치님,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님과도 같이 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LG가 적응하기에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팀을 옮긴 가장 큰 이유는 계약조건을 두고 삼성과 의견차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현욱은 "(조건이) 안 맞았다"며 "팀을 옮긴다는 것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나지 않고서는 할 수가 없는건데 차이가 좀 많이 났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LG가 정현욱의 영입으로 노리는 것은 단순한 전력보강이 아니다. 삼성에서 어린 투수들을 이끌며 투수진의 맏형 노릇을 했던 정현욱이다. LG에서 역시 삼성에서 보여준 정현욱의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현욱은 LG에서의 군기반장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은 LG의 분위기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정현욱은 삼성팬들에게 "솔직히 끝까지 남고 싶었는데 잘 안돼서 아쉽고 죄송스럽다"며 "그동안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것은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새로 뛰게 될 LG팬들에게는 "내가 가장 자신있게 잘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며 "LG가 내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욱의 가세로 LG는 유원상-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에 한층 더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 시즌 LG의 성적에 기대감을 한껏 불어넣고 있는 정현욱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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