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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첫 공개,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문제작


[정명화기자] 논란과 화제의 영화 '26년'이 베일을 벗었다.

22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26년'(감독 조근현)의 언론시사회에는 영화에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영화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치는 액션 복수극.

강풀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후궁: 제왕의 첩', '마이웨이', '음란서생' 등의 영화에서 미술감독을 맡았던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5분의 러닝타임은 시종일관 긴장을 놓을 수 없도록 긴박감 있게 구성됐다. 슬픔과 분노, 웃음을 오가며 심장을 뜨겁게 달구는 문제작의 탄생이라 하겠다.

영화는 지난 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을 구성했다.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돼 죄책감을 느끼는 군인, 어린 누나를 잃은 소년, 시체 더미 속에서 남편의 처참한 시체를 찾아내 끌어안고 통곡하는 여인, 딸의 이름을 지어주다 총에 스러지는 아내 등 희쟁자들의 이야기가 분노와 슬픔을 이끌어낸다.

이후 83년과 88년, 97년을 차례대로 비추며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유족들의 망가진 삶을 그린다. 일상은 무너지고 지금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픔이 '그 사람'에 대한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영화에서 광주 조폭 '진배' 역을 맡은 진구는 제 옷을 찾아 입은 듯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 데뷔전인 임슬옹 역시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한혜진의 강단있는 연기와 배수빈, 이경영 등을 위시한 조연진들의 탄탄한 연기, 무엇보다 장광의 '그 사람' 연기는 분노를 일으킬만큼 사실적이다.

영화는 극 중 대사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 방법이 옳은지, 과연 실현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내가 부끄럽다', '참회하고 용서를 구할 시간은 이미 충분히 주었다', '(이 일을 하면서) 죽을 수도 있지만 안해도 살 수 없는 걸 알지 않느냐' 등의 대사는 아직도 광주의 기억이 현재 진행중임을 느끼게 한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는 '26년'은 역사적인 사실에 흥미로운 상상을 더한 픽션으로 기대와 화제를 모아왔다. 제작두레를 통해 전국적으로 1만5천여명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전체 순 제작비 46억원 가운데 7억여원을 모금했다. 두레 참여자들은 영화 엔딩 크레딧에 모두 이름이 기재됐다.

과연 이 영화를 광주시민, 더 나아가 현재 영화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개봉 이후가 궁금하다.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영화로 풀어낸 '26년'은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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