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류현진(한화)과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는 LA 다저스의 행보가 연일 화제다. 경기 침체에 아랑곳 않고 돈을 물쓰듯 쓰고 있다. 조만간 뉴욕 양키스를 넘어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저스는 그간 메이저리그의 부자 구단 중 하나였다. 연봉총액 상위 10위 안에 꾸준히 랭크됐다. 미국 제2의 시장인 LA를 기반으로, 적지 않은 스타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요즘 행보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지난 4월 금융회사 구겐하임파트너스가 다저스 구단을 인수한 뒤 돈을 물쓰듯 쓰고 있다.
NBA 스타 출신 매직 존슨을 '간판'으로 내세운 이들은 프랭크 매코트 전 구단주로부터 무려 20억 달러가 넘는 거액에 구단을 인수했다. 당초 10억달러를 약간 상회할 것이란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돈을 투자했다.
이후 행보도 파격의 연속이다. 구단 인수가 최종 확정된 지 2개월 뒤인 6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쿠바 출신 유망주 야시엘 푸이그와 7년 4천2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역대 쿠바 출신 아마추어 선수들 중 최고 몸값이었다. 또한 다저스가 지난 10년간 외국 선수 영입에 들인 계약 총액의 5배에 달했다.
한 달 뒤인 7월에는 3년 4천600만달러 계약이 남아 있는 마이애미의 올스타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를 트레이드로 확보하더니 또 한 달 뒤인 8일에는 보스턴에서 아드리안 곤살레스, 칼 크로포드, 조시 베켓, 닉 푼토를 끌어들였다. 이들 4명의 잔여 연봉을 합하면 모두 2억7천만달러에 달한다.
다저스의 '탐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즌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로 마치자 곧바로 류현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포스팅 비용으로 2천573만달러를 써내 최종 승자가 됐다. 당초 다저스는 류현진 영입전의 '복병'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으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류현진을 가장 애타게 원했던 시카고 커브스보다 500만달러 가량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결과다.
다저스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FA로 풀린 수준급 우완 잭 크라인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라인키 확보를 위해서는 최소 5년 계약에 무려 1억∼1억5천만달러를 투자해야 하는데, 다저스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또 다른 우완 아니발 산체스도 연평균 1천만달러 선에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다저스는 류현진 계약도 매듭지어야 한다. 현재로선 계약 기간 5∼6년에 최소 2천500만달러 이상의 총액이 예상된다.
결국 내년 시즌 다저스의 살림살이 규모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올 시즌 개막전 당시 다저스의 연봉 총액은 9천100만달러. 그러나 구단 인수 뒤 올해 확보한 선수들의 다음 시즌 연봉 합계만 1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그라인키와 류현진까지 계약을 마친다면 연봉 총액 2억 달러를 훌쩍 넘게 된다. 당장 내년 시즌 사치세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다저스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최근 양키스에 잔류한 구로다 히로키는 돈보다 뉴욕이라는 도시와 양키스라는 구단 자체가 좋아 재계약을 선택했다고 한다. 구로다 영입전 당시 '돈싸움'에서 양키스를 앞선 서부의 한 팀이 있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팀 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저스가 유력하게 여겨지고 있다. 돈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천하의 양키스와 맞서 언제든지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올해 개막전 당시 2억달러의 연봉총액을 기록한 양키스는 2014년까지 1억8천만달러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사치세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씀씀이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다.
다저스가 물 쓰듯이 돈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구단 수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 TV 중계권 계약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전경기 독점 중계권을 건네는 대가로 현재 FOX와 20년간 총액 40억달러 수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2억 달러 안팎의 연봉총액은 큰 문제가 아니다. 결국 LA라는 서부 지역 최대 시장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점이 다저스의 거침없는 행보의 밑바탕인 셈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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