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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 "WBC 대표 합류 가능성 없다"


[한상숙기자] SK 좌완 투수 정우람은 태극마크가 간절했다. 한 번도 국가대표로 뛰어보지 못한 그에게 푸른색 대표팀 유니폼의 의미는 남달랐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에 합류하지 못했던 정우람은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을 기대했다.

정우람은 올 시즌 30세이브를 올렸다. 리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여기에 좌완이라는 이점도 더해졌다. 대표팀 예비 명단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정우람은 "내 실력이 더 좋았다면 뽑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정우람은 직접 병무청을 찾아다니며 입대를 준비했다. 만약 WBC에 출전한다면 입대 날짜를 미룰 생각마저 했다. 그러나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면서 병역을 더 늦출 이유가 없어졌다. 정우람은 오는 12월 말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예비 명단에 포함됐던 LG 좌완 봉중근이 부상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기에 SK 김광현도 어깨 부상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안 그래도 귀한 좌완 자원 두 명이 대표팀에서 이탈할 위기다.

WBC 기술위원회는 대체 선수 찾기에 나섰고, 좌완 불펜 정우람이 1순위로 거론됐다. KBO 관계자는 23일 "봉중근이 빠지면서 정우람의 합류가 거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한다. (류중일) 감독님과 기술위원회가 논의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람은 2004년 프로 데뷔해 통산 531경기에서 30승 16패 46세이브 117홀드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SK는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대표팀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그리고 예비엔트리에 결원이 생기자 이제야 정우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정우람은 "(봉)중근이 형이 불참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후 기사를 아예 안 봤다"며 "개인적으로는 섭섭한 일"이라고 말했다.

KBO와 SK 구단, 정우람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KBO는 이제 정우람의 합류가 절실해졌다. 구단 역시 마찬가지다. 이만수 감독도 "(정)우람이가 입대를 미룰 수 있다면 대표팀 경기를 치르고 1년 더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팀의 주전 마무리가 내년 시즌 전력에 포함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무엇보다 정우람의 상황이 가장 중요하다. 예비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미련을 버리고 입대 날짜를 정하고 나니, 여기저기서 아쉬운 소리가 들린다. 정우람이 입은 마음의 상처도 적지 않다.

정우람은 병역 의무를 마치고 한 시즌만 더 뛰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제 와 입대를 미루면 복귀 후 FA 자격 일수 취득 등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우람은 "앞으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예정된 날짜에 입대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내가 빨리 결정을 내려야 대체 선수를 구할 것 아닌가. 죄송한 마음도 있지만, 이제 와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WBC 불참 의사를 밝혔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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