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산소 탱크' 박지성(31,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중대한 상황에 놓였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구단은 23일(한국시간) 마크 휴즈 감독을 성적 부진의 이유로 전격 경질했다. 구단 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팀 성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QPR의 설명이다.
휴즈 감독의 경질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박지성, 에스테반 그라네로, 줄리우 세자르 등 각팀에서 경험이 풍부한 자원을 그러모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4무8패, 승점 4점의 바닥 성적에 구단주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휴즈 감독의 경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며 올 12월까지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휴즈 감독은 결국 경질됐고, QPR은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시즌의 3분1 가까이가 지나가고 있어 더 이상 무너지면 치명적이라는 판단이다.
주장을 맡고 있는 박지성에게도 시즌 중 감독 경질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영입은 휴즈 감독의 작품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시즌을 소화하며 보여준 이타적인 플레이에 성실성과 경험을 높이 샀다. 한국을 직접 찾아 입단을 설득할 정도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박지성에게 주장을 맡겼다. 프리미어리그 사상 아시아인으로는 첫 주장이었다. 팀 전술적으로도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박지성이 왼쪽 무릎 부상으로 최근 4경기 연속 결장한 사이 팀은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주장으로서 성적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영국 언론들은 해리 래드냅 감독을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 점찍었다. 잉글랜드 출신인 래드냅은 지난 2008년 포츠머스를 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엔 토트넘 홋스퍼를 4위에 올려놓는 등 능력을 보여줬다.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후보군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토트넘에서 라파엘 판 데르 바르트(함부르크SV) 등 일부 선수들과 불화를 일으키는 등 개성이 강한 지도자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레드냅은 부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주전만 기용만 고집한다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박지성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던져진 셈이다. 주장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레드냅이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리다 시즌 막판 복귀한 주장 레들리 킹을 계속 신임하는 등 한 번 굳어진 체제에 변화를 잘 주지 않았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박지성은 영어 구사가 가능해 레드냅과의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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