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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라이더' 조용준, 간암 딛고 '인생 제2막'


[정명의기자] 2002년 신인왕. 2004년 한국시리즈 MVP. 4년 연속 25세이브. 조라이더. 투수 조용준(33, 은퇴)의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스스로를 평범한 일반인이라고 부른다.

조용준은 지난 2002년 프로 데뷔하자마자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해 2005년까지 4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조용준에게 '조라이더'라는 별명을 얻게 해준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05년 시즌을 마치고 어깨 수술을 받은 뒤 2008년까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9년 어렵사리 복귀했지만 11경기에 등판해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한 뒤 2010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어깨 통증이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간암 극복, 야구인생 2막 준비 중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현장에 복귀하려고 준비 중이던 조용준은 지난해 6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병원에서 간암 진단을 받은 것. 자연스럽게 준비하던 일들은 수포로 돌아갔다. 일단은 살아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조용준은 당시를 떠올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 암이라는 병마가 자신을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초기'였고, 수술도 무사히 끝났다.

현재 조용준은 경과를 체크하며 재발 여부만을 살피고 있는 상태다. 사회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런 그는 지도자로서의 야구인생 2막을 준비 중이다. 서울대 스포츠과학 연구소가 운영하는 베이스볼아카데미의 지도자 양성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것. 한 달 과정의 '리더코스'를 수료한 뒤 시험에 합격하면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증이 주어진다.

조용준은 "야단치고 혼내고 강압적으로 훈련을 시키는 지도자보다는 선수들에게 맡기고 옆에서 북돋아주는 스타일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며 "지도자로서의 권위의식을 버리고 자상하고, 친구같이 편한 그런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인데 꿈과 현실의 차이가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미뤘던 결혼, 소중한 가족을 행복하게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며 야구인으로서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조용준. 한 남자로서의 인생 2막 역시 곧 펼쳐진다. 오는 12월1일 오후 4시 서울 반포동의 엘루체컨벤션에서 황재니(30) 씨와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신부는 가장 힘들 때 조용준의 곁을 지켜준 소중한 사람이다.

조용준은 "작년에 결혼했어야 했는데 아파서 1년을 미뤘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서 이번에 식을 올린다"고 말했다. 신부는 여자로서 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겠지만 큰 수술을 받은 남편을 보살피며 1년을 기다려왔다.

조용준은 "아내가 항상 내가 불쌍해 지금까지 옆에 있는 것이라며 자기한테 잘하라고 한다"며 "불쌍한데 안 떠났으니 내가 잘해야 한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신부는 지난해 조용준이 병원에서 간암 진단을 받을 때도 그의 옆에 있었다.

둘 사이에는 벌써 예쁜 아기가 있다. 지난 2월 태어난 아들 라온 군이다. '라온'은 조용준이 직접 지은 이름. '즐거운'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아들이 즐겁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지어준 이름이다.

조용준은 얼마 전 부인과 다툼이 있었다. 칼로 물베기라는 평범한 부부싸움이었지만 그는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조용준은 부인에게 "앞으로 지켜봐달라.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지금 많이 힘들텐데 조금만 더 참고 힘든 시기를 이겨나가면 나중에는 더 큰 보상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일반인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짧고 굵은 선수생활이었다. 2002년 데뷔해 2005년까지 4년간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은퇴하기까지는 사실상 보여준 것이 없다. 하지만 4년간 남긴 화려한 경력 때문에 아직도 많은 야구팬들은 그를 잊지 않고 있다.

조용준은 "이제는 야구선수가 아니다"라며 "아직도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팬이었어요'라고 말한다. 선수 때는 '팬이에요'라는 말이 뿌듯하고 기분 좋았지만 이제는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부담스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준은 "그래도 가끔이나마 나를 생각해준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이제는 일반인, 지도자로서의 꿈을 펼쳐보일 것이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기회가 된다면 프로에서도 팬 여러분들 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 그 때까지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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