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막내구단 광주FC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언제 1부리그로 돌아올지 알 수 없어 강등을 받아든 광주 선수단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는 최만희 광주 감독은 거취에 대한 고민을 할 정도로 강등의 후폭풍은 대단했다. 이미 주요 주전급 선수들은 이적설이 파다하다.
광주의 강등은 절대로 남의 일이 아니다. 29일 오후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4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수원 삼성전에서 만난 양팀 감독도 걱정과 희망 섞인 반응을 보였다.
두 구단은 기업구단이라는 점에서 강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재정적인 안정은 물론 선수 수급 등에서 시도민구단처럼 가슴을 졸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구단이라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두 감독의 판단이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노트북에 대구-광주, 성남-강원의 경기 중계 창을 모두 열어놓고 시청했다. (제3자의 입장이지만) 정말 긴장되더라. 아무래도 K리그에서 첫 시도라 다들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등의 아픔은 크겠지만 승강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2부리그로 떨어졌다가 1부리그로 승격되면 희열을 느낄 것이다. 그런 재미가 리그의 흥미를 끌어올릴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윤정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일본 J리그 사간 도스의 예를 들며 "지난해 2부리그에서 승격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까지 올라서지 않았느냐. 구단 예산도 적은데 정말 큰 일을 해내고 있다"라고 말한 뒤 "일본은 우리보다 빨리 3부리그까지 만들어 정착시키고 있는데 (K리그도)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으로 강등 걱정과는 관계가 먼 수원의 윤성효 감독은 '스트레스'를 걱정했다. 그는 "시즌 출발이 삐끗하면 기업구단이라고 해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며 시민구단뿐 아닌 모든 구단이 강등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강조했다.
윤 감독은 지난 2010년 6월 수원이 하위권으로 밀려나 있을 때 차범근 감독의 뒤를 이어 부임해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도자들에게는 (강등제로) 피 말리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정말 긴장 속에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속타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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