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정상 수준의 80~90%의 체력 상태에서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점수다.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가 복귀전에서 가볍게 200점대 점수를 쌓았다. 두 차례 실수가 있었지만 나머지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하며 김연아다움을 보여줬다.
김연아는 1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아이스스포르트젠트룸에서 열린 NRW트로피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기술점수(TES) 60.82점, 예술점수(PCS) 69.52점, 감점 1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2.27점을 얻은 김연아는 합계 201.6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4분 10초간 연기를 펼쳐야 하는 프리스케이팅은 실전 공백이 있는 김연아에게 상당한 부담이었다. 장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트리플 플립, 트리플 살코를 해내며 초반에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스텝시퀀스 뒤 트리플 러츠를 소화하면서 체력 소모가 심해졌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싱글 회전 처리했다.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착지 중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아쉬웠지만 김연아는 특유의 승리욕을 발휘했다. 스파이럴, 코레오 시퀀스를 해낸 뒤 더블 악셀을 무리 없이 구사했다. 이후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화려하게 보여주며 경기를 끝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연아는 체력 만들기에 집중했다. 국제빙상연맹(ISU)의 규정 변경으로 스핀 등 세부 동작에 대한 레벨이 세분화 되면서 체력 안배를 하면서 연기할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회 직전 "몸 상태는 최절정이었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80~90% 정도다"라며 완벽하지 않은 컨디션에서의 출전이라는 점을 알렸던 것도 고득점보다는 복귀 자체에 의미를 두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김연아는 놀랍게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도 200점대 고득점을 기록했다. 특히나 새로운 채점제가 도입된 뒤 여자 싱글 최초 200점대다. 체력이 정상이 아니어도 스스로 난관을 극복한 김연아, 기량은 녹슬지 않았고 강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음을 알려준 컴백 무대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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