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야구계의 염원이던 제10구단 창단이 승인됐다. 2015 시즌부터는 10구단 체제로 1군리그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이사회를 개최해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기형적인 9구단 체제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구단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과다. KBO 구본능 총재의 설득도 한 몫을 했다.
KBO는 이날 로드맵을 제시하며 10구단이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1년을 보낸 뒤 2015년 1군 리그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안에 10구단이 정식 창단해 선수 수급 등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형태를 갖춰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창단 연고지와 기업을 정하는 일이다. 후보는 이미 나와 있다. 수원시-KT와 전라북도-부영의 양자구도다. 수원시와 전북 모두 각자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10구단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내년 1월, 늦어도 2월 안에는 10구단 연고도시와 기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흥행면에서 우위
수원시는 KBO의 10구단 창단 승인 후 곧바로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10구단 연고지 및 기업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사를 통해 선정되기를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수원시의 장점은 100만이 넘는 인구와 교통 접근성이다. 현재 프로야구 연고팀이 없는 도시 중 수원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수원시는 오는 2019년 지하철 4호선 연장 구간이 야구장 바로 앞으로 개통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분당선도 야구장의 200~300m 인접 지역으로 개통될 계획이다.
인구는 프로야구 흥행을 위한 필수 요소. 팬들이 야구장을 쉽게 찾기 위해서는 교통 역시 중요하다. 수원은 흥행에 필요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셈이다. 수원시는 과거 현대 유니콘스가 홈으로 사용하던 수원구장을 리모델링해 2015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기업인 KT를 등에 업고 있다는 것 역시 수원시의 장점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모기업의 지원을 중심으로 구단이 운영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모기업의 규모는 구단 창단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구단이 해체되는 사례가 있었던 점에서 수원시에 KT는 든든한 존재다.
◆전북, 지역안배 논리로 접근
전북 역시 KBO의 10구단 승인 후 환영의 논평을 발표했다. 전북은 "10구단은 지방의 야구팬을 비롯한 전 국민이 함께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반드시 전북에 유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이 내세우는 핵심 논리는 지역안배다. 현재 9개 구단 중 수도권에만 4개(LG, 두산, 넥센, SK) 팀이 몰려 있다. 여기에 10구단까지 수도권인 수원에 자리하게 되면 지역 불균형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확실히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구단이 수도권에 몰리는 것은 과한 느낌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양대 리그 12개 팀 가운데 절반인 6개 팀(요미우리, 야쿠르트, 지바 롯데, 요코하마, 세이부, 니혼햄)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으나 니혼햄이 지난 2004년 도쿄에서 삿포로로 연고지를 이전해 성공을 거뒀다.
전북은 인구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전주-군산-익산-완주 등 4개 도시를 공동 연고지로 구상 중인 전북은 총 200만이 넘는 도 인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 인구가 100만, 경기도 인구가 1천200만 이상이라는 점에서 전북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전북은 부영그룹과 손을 잡았다. 부영은 재계 30위 규모의 그룹이다. 전북은 부영의 자산(12조5천438억원, 이하 지난해 기준)과 매출액(5천195억8천100만원), 당기순이익(3천881억5천200만원)을 공개하며 재정적으로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단은 10구단 창단이 결정되면서 9구단 홀수로 운영되는 리그의 불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두 지자체의 10구단 유치 의지가 워낙 강해 연고지 선정 과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큰 산 하나를 넘어선 KBO 앞에 또 하나의 쉽지 않은 과제가 나타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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