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영화 '해운대'로 두번째 천만관객 흥행의 기쁨을 맛 본 지 어느덧 2년. 배우 설경구가 이번에는 도심형 재난영화 '타워'(감독 김지훈)로 다시 한번 흥행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 중 최대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로 연말 성수기 개봉을 앞둔 그는 가장 먼저 "블록버스터의 기준이 뭐냐"는 물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연기를 하면서는 블록버스터다 라는 생각을 안했는데, 홍보를 시작하면서부터 블록버스터라는 말을 자주 듣다보니 블록버스터가 뭐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대체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다. 재난이 확대된 것? 제작비가 많이 든 것? 컴퓨터 그래픽이 많이 쓰인 영화? 등장 인물이 많이 죽는 영화? 그 기준을 정말 잘 모르겠다."
연기하는 배우 스스로는 블록버스터와 저예산 영화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 들리는 이 질문과 함께 설경구는 "'해운대2' 혹은 '해운대' 불 버전이라고들 많이 부르는데, 불 영환 줄 알았더니 물 영화였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고양시 수조세트에서 실제로 물이 터져나오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특수효과 팀장이 죽을 뻔 하는 위기도 있었다. 특효 팀장이 물에 떠밀려 7,8미터 밑으로 추락하고 그 와중에 서 있던 손예진을 치고 나가 떨어진거다. 손예진도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사고 당사자는 자기가 왜 여기 있느냐고 하더라. 영화 메이킹 필름에 아찔한 그 장면이 담겼다."
이번 영화를 위해 실제 소방관 훈련을 받기도 했다는 설경구는 "빨간 불자동차도 타보고 사다리차도 타봤다"며 고생담을 털어놨다.
인명 구조 훈련을 위해 산소통을 달고 화재 현장을 재연한 창고에 들어가니 실제로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고.
설경구는 "빨간차를 타니 가슴이 두근두근하더라. 그 잠깐 동안 훈련 상황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힘이 들었으니 실제 소방관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하게 됐다. 사다리 차도 타봤는데, 최고 높이은 19층에 올라가니 바람에 어찌나 흔들리던지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미국에서 공수한 소방관 헬멧은 무게가 2kg를 넘는다며 무거운 소방복을 입고 이리저리 뛰는 것이 힘들었다고 설경구는 회상했다. 영화 촬영 당시 '칠광구'의 흥행 실패로 가슴앓이하던 김지훈 감독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술자리가 잦아지며 '타워'팀은 끈끈한 호흡을 다지게 됐다.
이번 영화에 대한 흥행 부담을 느끼는지 묻자 "많은 예산이 들어간만큼 잘 돼야 하는 영화가 맞다"며 "연말 연시를 희망차게 닫고 또 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올해 1억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 흥행 호조에 대해서도 "한국영화가 짜임새 있어지고 또 많이 재미있어졌다"며 "단 너무 상업성에만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영화배우다운 소신을 밝혔다.
도심형 대형 재난영화 '타워'는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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