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해 K리그 우승팀은 FC서울이었다. 승점 96점을 얻은 서울은 2위 전북 현대(79점)와의 승점 차를 17점이나 낼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승강제 도입을 위해 스플릿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풀리그를 치른 것이 서울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어떤 팀이 얼마나 선수층을 두껍게 하면서 시즌 운영을 잘 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서울은 다른 팀들이 부진할 때 적절히 도망가면서 우승으로 향하는 동력을 잃지 않았다.
서울의 우승에는 이른바 '데몰리션 콤비'로 불리는 데얀-몰리나의 수훈이 컸다. 데얀은 42경기에서 31골을 넣으며 K리그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득점 2위 이동국(전북 현대)도 26골로 맹추격했지만 팀이 안정적이었던 데얀이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어 잘 살려냈다.
몰리나는 18골 19도움으로 한 시즌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결정력도 좋아 데얀이 넣지 못해도 몰리나가 해결해 승부를 결정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승경쟁 못지않게 짜릿한 볼거리를 안겨다준 것이 스플릿 시스템에서의 강등이었다. 16개 팀이 30라운드를 치른 뒤 성적에 따라 상, 하위 8팀씩 나눠 다시 14경기씩 치른 뒤 최종적으로 두 팀이 강등돼 내년 새로 시작하는 2부리그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프로축구연맹에서는 2개팀이 강등되는 14+2안을 최종 확정했지만, 당초 군팀 상주 상무의 강등 여부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결국 상무의 강제 강등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반발을 불러왔고, 상무는 잔여 일정 포기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후 프로축구연맹이 상주를 설득해 내년 2부리그에 참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잡음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하면서 어설픈 일처리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상무를 제외한 팀들 중 광주FC가 최하위로 강등되면서 내년 2부리그는 총 8팀으로 운영되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다양한 기록도 쏟아졌다. 지난해 K리그를 강타한 승부조작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관중수는 전년 대비 33.2%나 줄었다. 2011년 303만586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241만9천143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그래도 실관중 집계의 원년이라는 점에서 K리그 속살을 확실히 드러내며 투명성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기록도 의미있는 것이 많이 나왔다. '철인' 김병지(경남FC)는 K리그 통산 최초 600경기를 출장하며 살아있는 전설임을 확인했다. 이동국은 통산 최다 득점(141골)과 최다 공격포인트(194개)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말에는 감독 교체 바람이 불었다. 강등 싸움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대전 시티즌, 대구FC가 유상철,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광주FC 최만희, 수원 삼성 윤성효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대행체제로 1년을 보낸 전북 현대 이흥실 감독대행은 내년 6월 팀으로 복귀하는 최강희 국가대표 감독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도 사퇴하는 등 사정없는 감독 교체 칼날이 K리그를 내리쳤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