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내년 1월 예정된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거 일정을 공고했다. 내년 1월 8일부터 14일까지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8일 대의원총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회장 선거는 중앙대의원제도(5표)가 폐지되면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총 24표(시도 축구협회장 16명, 산하 연맹 회장 8명) 중 과반수인 13표만 받으면 한국 축구를 총괄하는 수장이 된다.
회장 선거 출마 후보군들의 물밑 움직임은 활발하다. 출마가 유력한 정몽규(50)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비롯해 조중연 현 회장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김석한(58) 전 중등연맹 회장과 축구계 야권을 대표하는 허승표(66) 피플웍스 회장 등이 조용히 표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몽규 총재는 정몽준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으로 범 현대가(家)를 상징한다. 현대가의 축구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부담이 커 직접 움직이기보다는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 등 몇몇 대리인들이 움직이고 있다. 허승표 회장은 자신을 지지하는 산하 회장과 함께 직접 대의원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한 회장도 조 회장의 조용한 지원을 앞세워 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안종복(56) 남북체육교류협회장도 출마를 예고했다. 내달 3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출마 선언으로 축구협회장 대권 경쟁에 뛰어든다는 각오다.
역대 회장 선거는 다자 구도가 아닌 일대일 구도인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인 2009년 선거에서도 여야의 상징인 조중연-허승표 간의 일대일 싸움이었다. 당시 조 회장은 중앙대의원제도의 힘을 배경으로 18표를 얻어 10표에 그친 허 회장을 따돌렸다.
하지만, 온전히 이긴 선거는 아니었다. 축구계 개혁의 열망이 허 회장의 표로 표출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도 야권을 아우르는 포용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통합에 힘쓰겠다며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그러나 야권과의 통합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4년이 지난 현재, 축구계 새 수장을 뽑는 선거는 대의원 표(3표)만 확보하면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네 후보 모두 대의원 표는 충분히 확보가 됐다. 하지만, 후보의 난립이 표면화되면서 선거가 혼탁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당장 시도협회장 선거에서는 특정 후보의 인맥 겨루기가 펼쳐지는 등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이 때문에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후보자 간의 합종연횡 등 각종 상황 변화를 통한 양자 대결 구도로 충분히 변할 수 있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산하 협회 선거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과정이 어지러울 경우 본선에서도 분명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모든 것은 투명해야 한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면 토론회 등을 제안하는 등 제대로 된 검증을 요구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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