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부상 트라우마를 씻어내기에 충분한 골이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4, 볼턴 원더러스)이 시즌 4호골로 2012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여러 구단들의 겨울 이적 시장 영입 대상에 오른 시점에서 터져나온 골이라 효과는 만점이었다.
이청용은 3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리그) 25라운드 버밍엄시티와의 경기에서 전반 33분 역전 결승골을 넣어 팀의 3-1 승리에 주역이 됐다.
골을 넣은 과정은 한 편의 작품이었다. 미드필드에서 케빈 데이비스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안으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파고들었다. 이어 이청용은 세 명의 수비수와 골키퍼를 따돌리며 왼발로 골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29일 블랙번 로버스와의 19라운드 이후 한 달만에 맛본 골이었다. 또, 지난해 4월 이후 무려 20개월 만에 홈에서 골을 넣으며 아픈 기억을 지웠다.
지난해 7월 뉴포트카운티(5부리그)와의 프리시즌에서 오른쪽 정강이 복합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아 재활에 매달렸던 이청용은 지난 시즌 종료를 앞두고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볼턴의 2부리그 강등을 막지 못하며 부담감에 시달렸다.
챔피언십에서 시작한 새 시즌 초 이청용은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불안한 입지를 이어갔다. 강등된 볼턴이 무리한 전술로 승리를 챙기려다 패배를 거듭하면서 이청용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부상 악몽을 지우지 못하고 주춤한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런 와중에 오언 코일 감독이 경질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더기 프리드먼 새 감독 체제에서 흔들림없는 플레이를 보여준 이청용은 믿음을 심어줬고 선발을 꿰차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골로 완벽한 재기에 화룡점정을 한 셈이다.
이청용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부상 때문에 오랫동안 홈에서 골을 넣지 못했는데 이번에 골을 넣어 정말 좋다"라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오늘 골은 내게 특별하다. 부상당했을 때도 많은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바치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현재 컨디션은 80~90%다"라며 서서히 정상 궤도에 진입 중임을 알렸다.
프리드먼 감독도 "좋은 선수가 훌륭한 골을 넣었다. 끔찍한 부상을 당했지만 회복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라며 이청용의 성과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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