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마운드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한다. 일찌감치 캠프 명단 작성에 반영하겠다고 예고했던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LG는 7일 신년하례식과 함께 체력테스트를 실시했다. 4천m 달리기를 통해 각자 정해진 커트라인을 통과하는 것이 과제였다. 그 결과 두 명을 제외한 선수단 전원이 통과했다. 그러나 그 두 명이 LG 전력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결과다. 투수 이동현과 우규민이 이날 체력테스트에서 불합격했다.
김기태 감독 역시 편치 않은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규율이다. 김 감독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사령탑의 영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정해놓은 약속을 깨뜨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김 감독은 "(이)동현이, (우)규민이 다 중요한 선수들이다. 특히 규민이는 선발진에 합류할 수도 있는 투수"라며 아쉬움을 나타낸 뒤 "사실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기록도 아니다. 캠프에 데려갈 명분을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역시 체력테스트에서 탈락한 전력의 핵심 선수들을 국내에 남겨둔 채 스프링캠프를 떠난 바 있다. 직전 시즌 팀의 에이스로 올라섰던 박현준을 비롯해 유원상, 우규민이 지난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주인공. 당시에도 김 감독은 한 번 내뱉었던 말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그래도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 선수단 전체적인 기록이 지난 해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것. 지난해보다 평균 2분 가량 앞당겨졌다는 것이 LG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이동현과 우규민 역시 완주도 버거워했던 지난해에 비해 기록이 상당히 향상됐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별로 훈련 스타일, 폐활량이 다르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프로선수로 그 정도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과 기준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 고비를 넘어서는 힘을 길러야 시즌에서의 고비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고비란 매 시즌 LG가 60~70경기까지는 잘 치르다 이후 성적이 미끄러지는 현상.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고비를 넘어설 수 있을 때 팀 전체적으로도 고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래도 올해는 95점 이상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동현, 우규민의 안타까운 탈락 속에서도 표정이 그리 어둡지 않았던 이유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