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한국영화계에 날카로운 일침을 가해오던 김기덕표 독설은 없었다.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한국영화기자들이 뽑은 2012년 한국영화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특유의 독설과 가감없는 직설화법을 누그러뜨리고 여유 넘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영화 '피에타'로 역대 한국영화 사상 첫 세계 3대 영화제 최고 작품상인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돌아온 뒤에도 자신의 영화를 홀대하는 극장과 관객, 영화계에 속쓰린 심경을 표출해왔다.
베니스에서 돌아와 황금사자상 수상기념 기자회견에 선 김기덕 감독은 "천만 관객 기록을 세우기 위해 계속 상영하는 '도둑들'이 진짜 도둑"이라며 현 멀티플렉스 시스템과 독과점에 대해 날선 비판을 퍼부었다.
몇몇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김 감독은 해가 바뀐 2013년 그가 비판했던 영화들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김기덕 감독은 '올해의 영화상' 마지막 수상자로 단상에 서 "국내 영화상을 받으러 올 때는 정말 떨린다. 외국에서는 뻔뻔하게 태연하게 잘 올라가는데, 아마 (국내 수상이) 흔하지 않은 일이라 그런 것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말문을 열었다.
언론 인터뷰를 한사코 피해오던 김 감독은 "제가 기자들과 벽을 쌓은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화를 많이 찍는 것 때문에 호흡을 여유있게 가져 그랬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기자들과 추억이 많다"며 한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이어 "그간 극장 문제와 관련, '광해'와 '도둑들'을 거론해서 진정으로 그 영화를 열심히 만든 배우와 감독, 스태프들을 외면한 것 같다. '광해' '도둑들'과 같이 작품상을 나누고 싶다"는 말로 지속적으로 비판의 날을 세워왔던 두 천만 영화들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다.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메이저가 하지 않는 의미있는 영화로 건강한 게임을 하고 싶다"는 말로 독과점에 반하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유명배우가 없어 배급사를 찾지 못한 후배들의 작품을 걱정하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한 김기덕 감독은 현재 '배우는 배우다'를 제작 중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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