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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아픈 마음' 황진성, 황선홍도 아프다


[이성필기자]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저도 답답하네요"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전지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팀 프랜차이즈 스타 황진성(29)을 가슴 한구석에 넣고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황진성은 올 시즌을 치른 후에는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나이 제한으로 인해 상주 상무나 경찰청으로 갈 수 없고, 병역미필에 의한 해외 여행 제한 등으로 전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올 시즌 종료 후 황진성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4부리그 격인 챌린저스리그 중 병역특례로 뛸 수 있는 몇몇 구단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그가 병역특례를 받고 말고는 그리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포항 구단이 모기업 포스코의 어려워진 재정 사정을 앞세워 그와의 재계약을 미루면서 감정이 상했기 때문이다. 황진성은 지난해 12골 8도움에 K리그 베스트11 선정, 국가대표 발탁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당연히 충분한 연봉 인상 요인이 된다며 적당한 수준의 인상폭을 요구했으나 구단 측이 이렇다 할 답을 주지 않아 계약을 못하고 있다.

양 측은 합의점을 찾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1년 뒤 군대를 간다고는 하지만 소집 해제 후에는 포항 선수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양측의 계약은 신중 그 자체다.

황진성의 부재는 포항에 큰 악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해외 원정 경기 참가가 어려운데다 팀은 이미 전지훈련에서 전술의 틀을 잡고 있다. 황진성 외에도 국가대표에 발탁된 풀백 신광훈, 골키퍼 신화용 등도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최근에 (황)진성이와 통화를 했다.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아서 답답했다"라며 "감독이 연봉 액수까지 정할 수는 없지 않느냐. 구단에 진성이는 꼭 잡아달라고 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됐다"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단 플랜B로 중앙 미드필더 황지수를 축으로 신진호와 이명주가 황진성의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시험받고 있다. 그나마 오랜 시간 발을 맞춰와 어색함이 없어 황진성 없이도 전지훈련을 하고 있지만 팀 전력의 핵심이 빈 자리는 아쉽기만 하다.

마냥 지켜봐야 하는 황 감독은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의 문제가 아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가 마음이 떠나면 집중력을 잃을 수 있어 걱정된다. 좋게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라며 하루속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안탈리아(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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