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실업시절부터 프로출범 이후 지금까지 V리그 코트에서 대표적인 라이벌 팀으로 꼽힌다. 이런 두 팀이 9일 현대캐피탈의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만났다. 그런데 이날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 보기드문 장면을 서로 보여줬다.
삼성화재는 1세트 0-0 상황에서 고희진이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가 시도한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 먼저 점수를 냈다. 1-0으로 앞선 삼성화재는 레오(쿠바)가 첫 서브를 넣었다. 그런데 레오의 서브 순서에서 삼성화재는 8점을 연속으로 올렸다.
레오는 팀이 8-0으로 달아나는 동안 4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임동규와 문성민이 버티고 있던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은 귀신에 홀린 것처럼 레오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상대 흐름을 끊기 위해 타임아웃을 불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삼성화재가 일방적인 리드를 잡고 쉽게 마무리할 것 같던 1세트는 후반 다시 뜨거워졌다.
14-22로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박철우가 시도한 서브가 네트에 걸리면서 15-22로 한 점을 만회했고 이선규가 서브를 넣기 위해 준비했다. 삼성화재가 세트 초반 레오의 서브 순서에서 연속득점으로 '장군'을 불렀다면 이번엔 현대캐피탈 이선규가 '멍군'으로 응수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선규의 서브 순서에서 7점을 연속으로 올리며 22-22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선규도 팀이 추격을 하는 동안 서브 에이스 한 개를 더했다.
이번에는 신치용 감독이 급해졌다. 현대캐피탈 추격의 흐름을 끊기 위해 작전시간을 불렀지만 현대캐피탈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그러나 두 팀의 1세트 희비는 마무리에서 갈렸다. 삼성화재는 22-22 상황에서 레오가 시간차 공격을 성공하면 한숨을 돌렸고 이어 고희진이 문성민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면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막판 다시 한 번 반격을 노렸지만 문성민이 시도한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는 바람에 결국 1세트를 삼성화재에게 내줬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추격은 역시 라이벌전 다웠다. 유관순체육관에 모인 팬들은 1세트 중반까지는 조용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홈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1세트에서 8-0으로 앞서갔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선수들이 방심을 한 것 같다"면서 "그래서 상대에게 1세트 후반 추격을 허용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조이뉴스24 천안=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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