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올 시즌 주전 라인업 구상을 해뒀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선발 라인업이 정해지는 게 보통인데 염 감독은 파격적으로 미리 그 명단을 공개했다. 그만큼 시즌 개막 준비에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장기영과 서건창은 각각 1, 2번타자로 붙박이 배치될 예정이었다. 염 감독은 테이블세터로 두 선수의 활약을 기대했다. 장기영과 서건창은 지난 시즌에도 1, 2번을 번갈아 가며 맡은 경험이 있다.
그런데 염 감독의 시즌 구상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암초를 만났다. 장기영이 부상을 당해 시즌 개막전 출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넥센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전날 NC전에 이어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두 번째 연습경기였다.
그런데 이날 3회말 넥센 공격에서 타석에 들어선 장기영이 상대 투수 노성호가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았다. 장기영은 오른쪽 눈 아래 부분과 광대뼈 골절상을 입었다. 현지에서 응급 조치를 받은 장기영은 다행히 공에 맞은 부위가 함몰되진 않았다. 넥센 관계자는 "수술 여부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기영은 14일 애리조나에서 중도 귀국해 곧바로 국내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장기영이 수술을 받을 경우 회복에는 최소 5~6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시범경기는 물론 개막전 출전까지 어렵다. 재활기간까지 더하면 장기영이 그라운드에 돌아오는 시간은 뒤로 더 미뤄질 수 있다.
장기영이 빠지면서 당장 넥센의 1번 자리가 비게 됐다. 현재로선 서건창이 그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연쇄적인 타순 조정이 불가피하다. 넥센은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낙점한 내야수 김민성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에서 부상으로 낙마해 어려움에 빠진 경험이 있다.
당시 넥센은 인하대와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최종 리허설격인 연습경기를 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김민성이 주루 플레이 도중 발목을 크게 다쳤다. 김민성은 이 때문에 2개월 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김민성의 빠진 자리는 서건창이 잘 메웠다. 결과론이지만 김민성의 부상으로 넥센은 서건창이라는 새 얼굴을 발굴할 수 있었다. 장기영의 부상이 팀에겐 악재가 분명하다. 그러나 '제2의 서건창'이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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