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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7번', 이 남자들이 아름답게 사는 법


[최용재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 팀의 백넘버 7번은 상징과 같은 존재다.

팀의 에이스이자 영향력과 인기를 대표하는 이들이 맨유의 7번을 달았다. 보비 찰튼으로 시작해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등이 7번을 달고 맨유를 전 세계적인 클럽으로 도약시키는데 한몫했다.

그리고 역시나 맨유의 7번 하면 데이비드 베컴을 빼놓을 수 없다. 맨유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또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와 부를 누리며 7번을 달고 뛰었던 베컴은 그야말로 맨유 그 자체였다.

베컴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맨유에서 활약하며 394경기 출전 85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FA컵 우승 2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 베컴은 맨유의 7번으로서 수많은 명예로운 족적을 남겼다.

맨유의 7번 베컴은 맨유 시절에 최고의 활약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지만, 진정한 맨유 7번의 모습은 맨유를 떠난 후 더욱 강하게 각인됐다. 맨유를 떠났지만 맨유의 7번은 맨유에 대한 의리와 애정, 그리고 존경심을 잊지 않았다.

맨유를 떠난 7년 후, 베컴은 7년 만에 다시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를 밟았다. 2010년 3월11일 AC밀란 소속이었던 베컴은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렀는데 상대가 바로 맨유였다. 전설적인 맨유 7번의 친정 방문. 맨유 팬들은 이젠 적이 됐지만 기립박수로 베컴을 맞이했다.

베컴은 이 경기 전 "내가 맨유전에 골을 넣더라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 골을 넣으면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본능이지만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그 본능을 억제시킬 것"이라며 자신의 전성기를 보냈던 팀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베컴은 후반 18분 교체 투입돼 올드 트래포드 그라운드를 다시 밟았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맨유 팬들은 베컴을 향해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지금은 맨유를 떠났지만 맨유 소속으로서 수많은 영광과 환희를 선물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그리고 맨유를 떠났어도 맨유와의 의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였다.

베컴의 뒤를 이어 맨유 백넘버 7번을 이어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 역시 맨유의 7번답게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그대로 전수받았다. 호날두 역시 맨유에 대한 의리와 예우로 전 세계 축구팬들을 감동시켰다.

호날두도 맨유에서 아름다운 시절을 보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시즌 동안 총 292경기 출전, 118골을 넣으며 세계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2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클럽월드컵 우승 1회 등을 이끌었다. 리그 득점왕,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발롱도르, FIFA 올해의 선수상 등 상이란 상은 맨유에서 독식했다.

맨유의 7번 호날두는 이전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맨유를 떠난 후에도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다.

지난 14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는 친정팀 맨유를 상대로 만났고 전반 30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그런데 호날두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맨유는 내가 6년 동안 뛰었던 팀이다. 나는 맨유로부터 왔다.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맨유에서 보냈다. 이런 팀을 상대로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나는 맨유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라며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호날두의 이런 모습에 전 세계 팬들이 감동했다. 평소 여성편력, 톡톡 튀는 행동 등 매스컴에 소개되며 '악동'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호날두였다. 그런데 이번 맨유전에서의 감동스러운 모습이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진정한 슈퍼스타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라며 전 세계 언론들이 호날두를 극찬했다.

오는 3월6일 맨유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16강 2차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맨유 팬들은 6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하는 호날두를 환영하고 예우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베컴에게 그랬던 것처럼 호날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할 것이다. 맨유에서의 추억에 감사하고 또 맨유를 떠난 후에도 의리를 지키는 모습에 감사할 준비를 할 것이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있다. 그런데 전 소속팀 팬들로부터 환호를 받는 스타들은 드물다. 자신을 키워준 전 소속팀,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추억은 잊고 자만하고 교만해져 오히려 더 자극하고 도발하는 일이 잦다.

그런데 맨유의 7번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더 사랑받고 존경받는 것이다. 맨유 7번이 '세기의 스타'로 평가 받는 이유다.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이런 아름다운 의리가 그 선수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 맨유의 7번 남자들은 이렇게 멋지게 산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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