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대만이 국제 망신을 당했다. 텃세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눈에 보이는 반칙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에서 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이다. 1라운드 B조에 속한 한국은 홈 팀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경기를 치러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손에 넣어야 한다.
한국의 경계 대상은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네덜란드와 홈 텃세를 등에 업고 싸우는 대만이다. 특히 야구가 국기일 정도로 뜨거운 야구 열기를 자랑하는 대만은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 심판 판정에 있어서의 어느 정도 어드밴티지가 대만을 상대로 싸우는 한국 대표팀이 경계할 부분이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생겼다.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만의 전력분석이다.
대만은 19일 한국 대표팀이 NC와 치른 첫 평가전에 4명의 전력분석원을 심판후보생으로 둔갑해 잠입시켰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계속된 수상한 행동이 꼬리를 밟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추궁 끝에 자백을 받아냈고,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은 KBO에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서는 전력분석이 승패를 좌우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습경기를 포함, 대회를 앞두고 치러지는 훈련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각 대표팀은 상대국에 대한 영상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료와 현재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적군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는 것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직접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번에 대만이 보여준 행동은 스스로도 인정할 정도로 명백한 '반칙'이다.
대만의 반칙에 대해서는 피해 당사자인 한국에서는 물론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20일 '대만 007이 신분을 위장하고 한국 경기에 잠입'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건을 자세히 소개했다. 대만은 첩보영화 '007'에 비유당하며 망신살이 제대로 뻗쳤다.
대만이 반칙을 저지르면서까지 한국 대표팀의 전력분석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한국의 전력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은 3월5일 열리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실력으로 대만을 응징해 주면 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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