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자신감에 찬 김태균(31, 한화)이 '어게인 2009'를 보여줄 수 있을까.
김태균은 2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 한국대표팀 3번타자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네덜란드의 선발 투수가 좌완 디에고마 마크웰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김태균과 이승엽을 상대 선발에 따라 번갈아 3번타자로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류 감독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 네덜란드전 3~5번 중심타선은 김태균-이대호-김현수로 이어지게 된다. 때론 밥상도 차려야 하고 때론 주자들을 불러들이기도 해야 하는 3번타자, 김태균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태균이 올 시즌부터 소속팀 한화에서도 3번타자로 나서게 됐다는 점이 재밌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최고의 타자가 한 번이라도 더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며 김태균의 타순을 4번에서 3번으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김태균이기 때문에 3번 타순도 썩 어울린다.
김태균은 WBC 대회를 앞두고 치른 여섯 번의 연습경기에서 16타수 5안타 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지만 5개의 안타가 전부 단타라는 점에서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릴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김태균은 1일 타이중 시청에서 열린 선수단 환영행사에 참석해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연습경기에서는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워 전체적인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컨디션 조절만 잘 하면 연습경기와는 달리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상대팀 네덜란드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태균은 "전력분석을 했는데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전력인 것 같다"며 "크게 어려운 투수도 없어 보인다. 충분히 내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세 번째 WBC 무대를 밟는다. 정대현, 이진영, 오승환과 함께 'WBC 개근'을 이어가고 있는 것. 2006년 제1회 대회 때는 3경기에서 1타수 무안타의 존재감 없는 성적을 거뒀지만 2009년 제2회 대회에서는 달랐다. 대표팀의 4번타자로 활약하며 3홈런 11타점 타율 3할4푼5리(29타수 10안타)로 맹활약을 펼쳤다. 대회 종료 후에는 올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대회보다 김태균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줄었다. 이승엽, 이대호 등 거포 1루수 3인방이 한꺼번에 대표팀에 승선했기 때문. 류중일 감독은 이대호를 붙박이 4번타자로 기용하고 김태균은 이승엽과 함께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어찌보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김태균은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개의치 않았다. 오로지 팀의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지난 대회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오히려 당시보다 기량은 더 발전한 김태균이다. 김태균이 '어게인 2009'를 보여준다면 대표팀도 지난 대회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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