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신화 재현'에 나선 한국 야구대표팀이 본선 첫 경기부터 충격의 영봉패를 당했다.
한국 대표팀은 2일 오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0-5로 졌다. 무기력한 타선은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수비에서는 실책이 연발이었고, 불펜진까지 불안해 추가점을 내주면서 결국 영봉패 수모를 당했다.
첫 경기를 허무하게 내준 한국은 4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호주와 1라운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1라운드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열려 각 팀과 한 차례씩 맞붙어 상위 2개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먼저 1패를 안은 한국은 남은 두 경기 호주, 대만전에서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
1회부터 흔들린 수비 때문에 경기가 꼬였다. 1회말 네덜란드 첫 타자 시몬스가 선발 윤석민의 3구째 변화구를 건드려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됐으나, 강정호가 1루로 던진 공이 이대호 앞에서 바운드돼 뒤로 빠지고 말았다.
또 1사 후 3번 타자 버나디나의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잡아 1루로 던졌는데, 옆으로 치우쳐 공을 잡은 이대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지며 1사 1, 3루가 됐다. 다행히 4번 타자 발렌틴의 타구를 정근우가 직선타로 잡은 뒤 미리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까지 잡아 병살 플레이로 실점 위기를 겨우 막았다.
2회말 한국은 선취점을 내줬다. 존스가 윤석민의 높은 변화구에 방망이를 힘껏 돌려 좌측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네덜란드는 이어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를 묶어 첫 득점에 성공했다.
아쉬운 장면은 3회초 공격에서도 이어졌다. 2사 후 최정이 상대 선발 마크웰의 7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려쳐 팀의 첫 안타가 된 중전 안타를 때렸으나 다음 정근우 타석 때 견제사를 당한 것이다. 대표팀의 첫 안타가 소득 없이 무산돼 상승세를 살려내지 못했다.
한국은 5회말 추가점을 헌납했다. 윤석민에 이어 5회말 1사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노경은이 2안타를 맞고 두 점을 내줬다.
노경은은 첫 타자 시몬스에게 좌전안타, 다음 슈프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로 몰린 뒤 버나디나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의 홈인을 허용해 0-2가 됐다. 이어 발렌틴 타석에서 노경은의 초구 느린 커브가 한가운데로 들어가 좌전 적시타로 연결되며 점수는 0-3으로 벌어졌다.
7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은 차우찬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버나디나에게 던진 5구째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로 연결돼 4점째를 내줬다.
계속된 무사 2, 3루에서 다음 투수 정대현이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가 됐다. 정대현은 투수 땅볼 유도로 위기를 벗어나는가 했으나, 홈송구를 받아 1루로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던 포수 강민호가 홈으로 뛰어들던 주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송구 실책이 나와 추가 실점하고 말았다. 0-5로 뒤지며 스코어는 회복하기 힘든 차가 됐다.
대회 첫 경기 선발 중책을 맡은 윤석민은 4.1이닝 2실점으로 기대에는 못미쳤다. 투구수는 58개였고,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윤석민은 2회 실점한 뒤 3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4회말 안타와 볼넷을 내줘 2사 1, 2루를 만들었으나 야수들의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윤석민은 5회말 1사 후 리카르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노경은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대표팀 타선 부진은 심각했다. 산발 4안타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실망스러웠다. 특히 4회 2사 1, 3루, 7회 1사 1,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공격 연결이 안돼 흐름이 자꾸 끊김으로써 한 점도 내지 못하고 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불펜 투수들도 대부분 컨트롤 불안을 노출하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선과 마운드의 동반 부진이 '류중일호'에 위기를 불러왔다.
조이뉴스24 타이중(대만)=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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