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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맨유 침몰시킨 호날두, 맨유의 '역적' 아닌 '영웅'이었다


[최용재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친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향한 예우를 이어갔다.

호날두에게 맨유는 특별한 팀이다.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6시즌을 보내면서 호날두는 유망주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1회, 리그컵 우승 2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클럽월드컵 우승 1회 등 맨유를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이끈 주인공이 호날두였다.

자신을 세계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준 맨유. 그렇기에 호날두의 맨유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맨유를 떠났지만 맨유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잊지 않았다. 또 맨유와의 경기에 나서 골을 넣었지만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친정팀을 향한 예우를 보인 호날두의 모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이 감동을 받았다.

지난 2월14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2~1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맨유 경기에서 호날두는 전반 30분 동점골을 넣었지만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경기 후 "나는 맨유로부터 왔다"며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맨유를 향한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6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16강 2차전.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후 처음으로 맨유의 홈구장을 찾아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 경기에서 호날두는 1-1 동점이던 후반 24분 이과인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 결승골이었다. 이 골로 레알 마드리드는 1, 2차전 합계 3-2로 맨유를 제치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이번에도 호날두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골을 넣은 후 기쁨에 젖은 동료들이 달려왔지만 호날두는 머쓱하게 자리를 피했다. 맨유 팀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찾아온 맨유 홈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맨유 격침에 일등공신이었지만 맨유 팬들은 호날두를 격려했다.

맨유의 8강 탈락이 확정된 후에도 호날두의 표정은 굳었다. 호날두는 환하게 웃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은 환하게 웃으며 승리를 만끽했지만 호날두는 달랐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8강 진출은 분명 기쁘지만 친정팀을 상대로 얻은 승리라 기쁨을 모두 표현할 수 없었다. 호날두는 루니, 퍼디낸드 등 맨유의 옛 동료들과 포옹을 한 후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번 챔스리그 16강 맨유전 2경기에서 모두 골을 신고한 호날두. 게다가 2차전에서는 역전 결승골로 맨유를 무너뜨린 그다. 맨유 입장에서는 최고의 '역적'이다. 호날두로 인해 맨유는 쓰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맨유의 '영웅'이었다. 맨유를 떠났지만 맨유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고 있다. 끝까지 맨유에 대한 예우를 했다. 맨유 팬들에 대한 예의도 지켰다. 그리고 맨유를 떠나서도 최고의 기량을 이어가며 맨유 출신의 자긍심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호날두는 맨유의 '영웅'이다.

맨유의 영웅일 수밖에 없는 호날두의 모습에 전 세계 축구팬들은 다시 한 번 축구가 전하는 감동과 따뜻함에 녹아들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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