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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만에 뒤바뀐 평가, 최용수는 말한다 '260일 후'


[최용재기자] 지난달 26일, FC서울과 최용수 감독을 향해 '찬사'가 쏟아졌다.

장쑤 순톈(중국)과의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서울이 무시무시한 화력을 선보이며 5-1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경기는 서울의 시즌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였다.

이 경기 후 서울은 최고의 팀으로 극찬 받았다. 데얀과 몰리나의 공격력, 하대성과 고명진의 중원, 그리고 김진규와 김주영의 수비라인까지 빈틈이 없다며 역시나 K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뽐냈다고 박수가 쏟아졌다. 특히나 지난해 베스트 멤버와 거의 변동이 없는 서울의 장점을 강조하며 조직력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평이 대세를 이뤘다.

그런데 이런 찬사는 금세 식었다. 서울은 지난 2일 K리그 클래식 개막전 포항과 2-2 무승부, 9일 2라운드 인천에는 2-3 역전패를 당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반전을 노렸지만 E조 조별예선 2차전 부리람(태국)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고 17일 부산과의 리그 3라운드에서 0-1 패배를 당한 서울이다.

서울은 최근 4경기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1무2패, 승점 1점으로 리그 11위로 처져있다. 특히나 부산전 패배가 아팠다. 수원 감독 시절부터 윤성효 감독에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최 감독이 부산으로 옮긴 윤성효 감독에게 또 패배하자 '공윤증'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서울을 향한 찬사는 비판과 비난으로 바뀌었다. 장쑤전 대승 후 꼭 20일 만이다. 찬사를 쏟아냈던 '같은 멤버'의 장점은 단번에 단점으로 바뀌었다. 멤버가 같아 상대가 익숙해 대응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또 데얀-몰리나라는 최고의 공격 조합에 대한 찬사는 다른 공격수의 필요성 제기로 둔갑했다.

서울을 향한 '찬사'가 서울의 '위기'로 바뀌는데 20일 걸렸다. 20일 만에 180도 달라진 평가. 어떻게 봐야 할까. 어떤 팀도 20일 만에 그렇게 확 달라지지 않는다. 서울은 정말 20일 만에 추락한 것일까. 겨우 3경기 만에? 디펜딩 챔피언이?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감독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서울의 부진은 잠시 스쳐가는 '액땜' 정도로 본다. '우승 후유증' 정도로 치부한다. 서울이 위기감을 느껴야 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아니란 의미다. 서울의 주축 멤버와 저력, 그리고 최용수 감독은 건재하다. 언젠가는 서울이 치고 올라와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리그 클래식 3경기가 지났을 뿐이다. 3경기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섣부른 판단이다. K리그 팀들은 유독 우승 후유증에 시달리는 공통점이 있다. 우승 후유증을 겪다 저력을 보이며 살아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렇기에 찬사를 쏟을지 비난을 퍼부을지, 판단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아직 47경기가 남아있다. 오는 12월1일 K리그 클래식이 끝난다. 서울이 부산에 패배한 날로부터 K리그 클래식이 끝나는 날까지 260일이나 남았다. 앞으로 남은 260일, 그리고 47경기에 서울이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다. 조급하게 판단하고 성급하게 다그쳐서 될 일이 아니다. 기다리면서 믿음을 줄 때다.

그래서 최용수 감독도 '260일 후'를 기다린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시즌이 끝난 후 서울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지켜봐달라는 의미다. 20일 만에 뒤바뀐 평가가 260일 후에는 반드시 다시 바뀔 것이라는 약속이다.

최 감독은 19일 "우승 후유증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이 모든 팀들의 경계 대상이 됐다. 거칠게 나오기도 한다. 상대가 페어플레이 하기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에 핑계를 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챔피언이기 때문에 극복해야 하고 극복해낼 것"이라며 우승 후유증 극복을 자신했다.

이어 최 감독은 "조급하지도 않고 걱정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울은 분명 치고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지나면 반드시 챔피언의 모습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3경기 했다. 남은 경기가 훨씬 더 많다. 선수들도 정신을 재무장하고 있다. 또 A매치 휴식기라 준비할 시간도 많다"고 덧붙였다.

찬사와 함께 시작한 시즌. 최 감독은 자만하지 않았다. 20일 만에 뒤바뀐 평가. 최 감독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리고 260일 후. 최 감독은 다시 돌아올 찬사를 기다린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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