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라이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이웃으로 남을 것인가. 같은 경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이 역사적인 첫 만남을 앞두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21일부터 마산구장에서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다. 미묘한 관계에 놓인 두 팀의 맞대결이다. 신생팀 NC는 롯데와 함께 '경남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길 기대하고 있고, 원년 멤버 롯데는 라이벌이라는 말에 펄쩍 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창단해 30년 이상 프로야구계에 몸 담고 있는 롯데와 이제 막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발을 딛는 NC의 역사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팀 전력은 별개의 문제다. 대등한 경기만 펼친다면 언제든 '라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있다.
사실 전력 면에 있어서도 NC가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올 시즌 롯데의 전력이 예년에 비해 약해졌다고는 해도 아직 신생팀인 NC와 동일선상에 놓고 전력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롯데는 최근 5년 동안 가을잔치에 빠지지 않고 참가한 강팀이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야구에서는 유독 특정 팀을 상대로 가진 것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대로 만나기만 하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대도 있다. 지난해 '엘넥라시코'라고 불리며 흥행몰이를 했던 같은 서울 연고의 LG와 넥센의 관계가 좋은 예다. 지난해 상대전적에서는 넥센이 LG에 13승6패로 크게 앞섰다.
NC도 롯데를 상대로 그런 특별한 힘을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NC 김경문 감독도 조금은 특별한 마음으로 롯데전을 준비하고 있다. 승패를 떠나 NC와 롯데가 재밌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롯데 역시 NC와의 경기가 다른 팀 경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NC의 창단 때부터 두 팀의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롯데 측에서 9구단 창단을 강력히 반대했던 것. 명분은 아직 국내 야구 저변이 넓지 않다는 것이었지만, 연고지 개념이 강했던 경남을 양분해야 한다는 점이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NC는 롯데와의 이번 두 경기에 외국인투수 원투펀치 찰리와 에릭을 등판시킬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에이스 송승준이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우연인지 몰라도 선발 투수들의 무게감에서도 라이벌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비록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특별한 관계에 놓인 두 팀의 정규시즌을 앞둔 전초전이다. 시범경기 순위도 NC가 7위(3승5패), 롯데가 8위(2승1무4패)다. 과연 기선을 제압하는 쪽은 어디가 될까. 롯데와 NC의 첫 만남에 부산, 경남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