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지난 20일 열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전자랜드와 겨루는 서울 삼성 김동광 감독은 본의 아니게 말실수를 했다.
김 감독은 전자랜드를 막을 대책을 설명하다 "리카르도 포웰과 문태종은 막을 준비가 됐는데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으면 곤란하다"라며 "김영삼 같은 선수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전자랜드 정영삼의 이름이 헷갈려 성을 바꿔 부른 것이다.
순식간에 정영삼의 이름은 전직 대통령인 김영삼이 됐다. 웃어 넘기기에는,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정영삼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오기가 발동한 정영삼은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프로농구 6강 PO 1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1득점을 해내며 전자랜드의 73-63 승리에 일조했다. 삼성의 추격 시점인 4쿼터에만 6득점을 올리는 등 영양가 만점이었다.
경기 뒤 정영삼은 인터뷰룸에 들어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안녕하세요, 김영삼입니다"라고 소리쳤다. 미디어데이에서의 수모를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영삼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솔직히 기사를 읽고 기분이 나빴다. 상대팀 감독님이 이름도 잘 모르는 무명의 선수인가 싶더라. 내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안 좋았다"라고 거침없이 속마음을 표현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후반 군 복무를 끝내고 돌아온 정영삼은 전자랜드의 복덩이다. 고비마다 득점을 해내며 전자랜드 공격 옵션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시원하게 복수에 성공한 정영삼은 "불만족스럽다. 플레이오프에서 김동광 감독님의 머릿속에 확실히 정영삼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라고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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