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요즘 '퍼즐'이 화두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은 '퍼즐 맞추기'에 한창이다. 두산에도 풀어야 할 퍼즐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통산 102홈런의 주인공 최준석이다. 올 시즌 주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두산에 없어선 안 될 마지막 조각이기도 하다.
김현수와 김동주, 그리고 홍성흔. 도무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는 두산 중심타선에 최준석은 복병으로 꼽힌다. 오로지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겠다며 이를 악 물었다.
사실 기량으로만 보면 최준석은 어느 팀에서든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선수다. 2006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100경기 이상 출전한 5시즌 동안 모두 두자릿 수 홈런을 쳐냈다. 지난 2010년에는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홈구장이 거포에게 불리한 잠실이란 점을 감안하면 액면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성적이었다.
이듬해에도 15홈런으로 꾸준했던 그는 그러나 지난 시즌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좋지 않은 무릎이 시즌 내내 말썽을 부렸고, 한 번 리듬이 끊기자 큰 것만을 노리는 타격으로 일관한 것도 부진의 늪에 빠진 원인이었다.
두산 입단 후 승승장구하면서 한 번도 실패를 모르던 그로선 갑자기 찾아온 침체기에 당황했다. 마음은 조급해졌고, 폼은 무너졌다. 쉽게 풀리던 야구가 갑자기 어려워졌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같은 시즌을 마친 뒤 받아 든 성적은 참담했다. 89경기 타율 2할5푼 6홈런 30타점. 롯데 시절인 2005년 1군 주전을 확보한 뒤 거둔 최악의 성적이었다. 함께 인생을 설계하기로 한 신부에게도 면목이 없었다.
악몽같은 시즌이 끝나자 최준석은 이를 악 물었다. 지난 해 10월 말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다. 2달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8시간씩 몸을 움직였다. 땀은 결코 배신하는 법이 없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몸상태가 날 것처럼 가벼워졌다. 통증이 사라지니 운동도 즐거워졌다.
최준석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과 지난 시범경기를 거치며 타격감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시범경기 6경기 동안 타율 2할3푼5리에 그쳤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이 살아났다.
특히 지난 23일 잠실 LG전에선 1-2로 뒤지던 9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등장, 상대 마무리 봉중근으로부터 장쾌한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낸 결승포였다. 올 시즌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한 방이었다.
그러나 최준석은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어떤 임무이든 책임감을 갖고 완수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무조건 주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느 위치에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타도 컨디션 조절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전혀 없다. 현재 두산은 투타 모두 최상의 상태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팀 우승을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자세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