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5점만 내면 충분히 해볼만 해."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이날 김 감독은 예상을 깨는 타순을 짰다. 한화는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3번 김태균 4번 김태완 5번 최진행이 주로 나섰다. 하지만 이날 3, 4번 타순을 맞바꿨다. 또한 김 감독은 1번타자로 깜짝카드를 내세웠다.
리드 오프를 맡을 가능성이 높았던 강동우가 훈련 도중 왼쪽 발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그 자리에는 오선진 기용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대수를 선두타자로 기용했다. 타순 조정은 이날 성공했다. 롯데를 상대로 홈런은 없었지만 11안타를 뽑았다. 김 감독은 "결과가 좋으면 당분간 이대수로 (선두타자를) 갈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대수는 이날 3안타를 치며 팀 공격의 선봉장이 됐다. 김태완과 김태균도 각각 2, 3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김태균은 4-4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7회초 롯데 세번째 투수 김성배가 던진 유인구를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도 잡아당겨 적시타로 연결했다.
하지만 한화는 마운드에서 롯데와 명암이 엇갈렸다. 선발투수 맞대결에선 한화가 앞섰다.
대니 바티스타는 5이닝 4피안타 4삼진으로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반면 롯데 송승준은 3.2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4자책점)했다. 볼넷은 1개만 허용했고 삼진도 4개를 잡았지만 선발투수로 5이닝 이상을 책임지지 못했다. 3회까지 던진 공도 바티스타보다 많은 86개였다.
한화의 문제는 불펜이었다. 6회말 수비에서 바티스타가 선두타자 조성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손아섭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한화 벤치는 바티스타를 내리고 임기영을 두번째 투수로 올렸다.
하지만 한화 투수들은 벤치의 기대를 저버렸다.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지만 몸에 맞는 공을 포함해 볼넷이 화근이 돼 연속 3실점했다.
롯데는 버티기 싸움에서 한화를 제쳤다. 김승회에 이어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성배가 김태균에게 적시타를 허용, 한점을 내줬지만 더 이상 추가실점하지 않았다. 뒤이어 한이닝씩을 책임진 최대성과 김사율도 각각 1안타씩 허용했지만 삼진 2개씩을 잡아내며 한화 타선을 막았다.
롯데는 더 이상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아 반격의 기회를 한번 더 가져왔고 이를 살렸다. 반면 한화는 안줘도 될 점수를 허용하는 바람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중간계투진이 양 김의 사령탑 데뷔전 결과를 정한 셈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사령탑 부임 이후 공식경기 첫 승을 짜릿한 역전으로 마무리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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