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치고 달려라.'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홍성흔(두산 베어스)이 빠져 나간 팀의 4번타순을 맡을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7홈런에 그쳤지만 2010년과 2011년 각각 19, 11홈런을 쏘아올린 경험이 있다. 어느 정도 펀치력을 갖췄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에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는 그를 중심타선에 놓기로 결정했다.
전준우는 "타순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 코치는 "1, 2번타자로 많이 나왔기 때문인지 밀어치는 타법에 익숙하더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과 박 코치는 고민 끝에 전준우의 장점을 더 살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난 3월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부터 전준우는 4번 자리에서 빠졌다. 대신 팀내에서 한시즌 20홈런이 가능한 타자로 꼽히는 강민호가 그 자리에 들어왔다.
전준우는 5번 또는 6번에 잠깐 나왔다가 1번타자로 자리 잡았다. 홍성흔 대신 또 다른 FA 이적생인 김주찬(KIA 타이거즈)이 빠진 빈자리를 메우게 된 것이다.
전준우는 지난 주말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개막 2연전에서 톱타자로 나서 7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타율 2할8푼5리로 썩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또한 볼넷을 3개나 얻어냈다. 출루율은 5할이다. 많이 살아나가며 톱타자 임무에 충실한 것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전준우는 한화와 2연전에서 도루 3개를 기록했다.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주찬도 넥센 히어로즈와 치른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3안타 3타점 3도루 활약을 해 전준우와 견줘 더 많은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볼넷과 도루에서 김주찬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성적을 보였다.
전준우는 올 시즌 타석에 들어설 때 항상 두 가지 마음을 먹기로 했다. 첫째는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가 우선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전력질주다.
그는 3월 30일 한화와 치른 시즌 개막전에서 4-5로 끌려가던 9회말 마지막 팀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왔다. 상대 투수는 한화 마무리 안승민. 전준우는 내야안타를 쳐 출루에 성공했다.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고 튀는 행운이 더했지만 그는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뛰었고, 볼을 잡은 한화 3루수 오선진은 송구를 포기했다.
전준우는 이후 장성호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 롯데는 여세를 몰아 박종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마지막에 한화를 울렸다. 전준우는 팀 역전승의 물꼬를 튼 주인공이 됐다.
이튿날 열린 한화전에서도 롯데의 역전극은 9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전준우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롯데는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로 이틀 연속 한화에 끝내기 역전극을 펼쳤다.
롯데는 2일부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을 벌인다. 톱타자 전준우가 얼마나 많이 출루하고 잘 달리는지에 따라 롯데의 시즌 초반 상승세가 좌우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