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9타수 4안타 3타점 타율 4할4푼4리. 넥센 히어로즈 이성열이 광주구장에서 지난 3월 30일과 31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개막 2연전서 거둔 타격성적이다. 서건창과 함께 팀내 타율 공동 1위다.
이성열은 30일 열린 개막전 7회초 타석에서 KIA 네번째 투수 박지훈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시즌 첫 경기부터 짜릿한 손맛을 봤다. 페이스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이성열과 유한준을 꼽았다. 비록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이성열은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성열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등번호를 바꿨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시절 사용했던 36번을 다시 달았다. 지난해 7월 오재일과 맞트레이드돼 두산에서 넥센으로 왔을 때 36번은 투수 문성현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성열은 오재일이 달았던 10번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찜찜했다. 팀에 처음 왔을 때 당시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이상 현 롯데 자이언츠)는 반갑게 맞아줬지만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와 헛도는 방망이 때문에 마음은 조급해졌다.
'새 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컸다. 그러나 김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이성열을 지명타자감으로 점찍었다.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이택근을 비롯해 장거리포를 칠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 대부분이 우타자다. 그렇기 때문에 좌타자로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이성열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성열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전 자리를 보장받자 타석에서 보여주는 집중력이 전과 달랐다. 여기에 문성현이 등번호 교환 제의를 혼쾌히 받아들여줬다. 문성현은 두자릿수 승수를 의미하기도 하는 10번을 달게 됐고 이성열도 분신과도 같은 36번을 다시 찾았다.
이성열은 "둘 다 모두 윈윈 효과"라고 웃는다. 이성열이 36번을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이승엽(삼성 라이온즈)과 같은 타자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셩열은 '제2의 이승엽'이 되지 못했다. 포수로 입단한 LG에서 그는 기대주로 꼽혔지만 그저 그런 선수에 머물렀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꿔봤지만 출전기회는 더 줄어들었다.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그는 2010년 129경기에 나와 24홈런을 기록하며 드디어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그러나 다음 시즌 다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그에게 넥센 이적은 세번째 찾아온 기회인 셈이다.
이성열은 최근 "편한 느낌"이라고 했다. 안정을 찾고 있기 때문에 타석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2일 목동구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팀의 홈개막전에 나선다. LG 선발은 좌완 벤자민 주키치다. 이성열은 지난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2할5푼을 기록했고 LG전 타율은 1할9푼5리로 부진했다. 이런 이유로 이성열에게 이번 LG전은 매우 중요하다. 찾아온 고비를 피하지 말고 뛰어넘어야 그도 빛나고 넥센도 초반 상승세를 탈 수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