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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 부상-페널티킥 세 번 실축…수원 '악몽의 90분'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3승1패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달 30일 전북 현대와 4라운드에서 오랜 무승 징크스를 깨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당연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H조 1, 2차전에서 센트럴 코스트(호주)와 귀저우 런허(중국)에 모두 0-0으로 비겨 첫 승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수원 선수들은 어느때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도 조성, 화성 클럽하우스 웨이트트레이닝장에는 선수들이 알아서 모여들 정도다. 어느 누구도 주전을 보장하지 않는 서정원 감독의 평등 선수 선발 원칙이 제대로 먹혀드는 것이 큰 이유였다.

그런 과정속에서 수원 주전 골키퍼 정성룡이 안타까운 부상을 당했다. 이전에는 잘 하지 않았던 개인 훈련을 하다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다친 것이다.

골키퍼에게 손가락 부상은 치명타다. 그나마 오는 6일 대구FC와 5라운드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수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이 가거나 골절된 것이 아니어서 휴식을 통한 빠른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성룡 부재가 챔스리그에 나선 수원에는 너무나 뼈아팠다.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3차전에 정성룡은 결장했다. 대신 올림픽대표팀 출신 양동원이 수문장으로 나섰다.

양동원은 지난 2005년 대전 시티즌에서 데뷔해 2011년 수원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9시즌 동안 34경기 출전이 전부다. 큰 경기 경험도 적어 수원으로서는 골문이 불안했다.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전반 초반만 해도 문제없이 잘 막아내던 양동원은 15분 가시와에 선제골을 내주며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다나카 준야의 선제골 과정에서 자신 앞으로 떨어지는 볼을 위치선정 실수를 범하며 동료가 옆으로 흘려주는 기회를 내준 것이다. 조금만 빨리 앞으로 나왔다면 펀칭을 해내거나 잡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1-2로 밀리던 후반 10분 구도 마사토에게 추가골을 내줄 때는 각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라인과 의사소통이 부족해 제대로 방향을 잡아주지 못하는 등 수비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다.

스테보의 페널티킥 만회골로 2-4가 된 후반 29분에는 치명적인 골을 내줬다.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펀칭한다는 것이 아크 앞쪽으로 그대로 흘러갔다. 이를 잡은 구리사와 료이치가 가볍게 차 넣었다. 펀칭을 높게 하는 등 요령이 있었다면 볼 경합 과정을 만들 수 있었지만 상대가 너무 편하게 볼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감각 저하와 경험 부족이 안타깝게 대패를 만들었다.

수원 공격 역시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페널티킥을 무려 네 차례나 얻고도 한 차례밖에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기회를 스스로 뭉갰다. 0-1로 뒤지던 후반 2분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지만 라돈치치가 오른발이 아닌 왼발로 차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20분에는 정대세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땅을 차는 바람에 볼이 하늘 위로 솟구쳤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정대세가 찬 페널티킥은 옆 그물을 향했다. 그야말로 모든게 엉망이었던 수원의 90분이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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