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안양 KGC와 서울 SK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둔 7일 안양체육관. KGC의 마지막 미팅은 5분 만에 끝났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르면서 선수들의 몸은 이미 녹초가 된 상황. 이날 4강 4차전까지 달려온 것도 투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이상범 감독은 "후회 없이 경기 해보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날 안양체육관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홈팀 KGC는 체력이 바닥났고, 외국인 선수들도 나란히 발목 부상을 당했다. 정규리그 1위 팀인 SK를 꺾고 KGC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희박했다. 그러나 3차전(4천652명)보다 700여 명 많은 5천356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응원했다.
팬들의 응원에 선수단은 땀으로 보답했다. KGC는 1쿼터부터 전력을 다해 뛰며 SK를 막았다. 1쿼터를 17-16으로 앞선 KGC는 3쿼터까지 대등하게 맞섰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간절함이 KGC 선수들을 움직였다. 그러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결국 KGC는 56-62로 패해 SK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성철과 은희석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성철은 "챔피언결정전에 꼭 진출하고 싶었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부상병이 많아 노장들도 경기에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김성철은 이날 20분 30초를 뛰며 3점슛 두 방 포함 8점을 올렸다.
이 감독은 "이런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는데, 선수들이 잘 믿고 따라줘 고맙다. 선수들과 도와가며 시즌을 치렀다. 행복했다."
이번 시즌은 4강에 만족해야 했지만, KGC의 다음 시즌은 희망적이다. 오세근이 돌아오고, 부상 선수들도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다. 좀 더 희망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내년은 올해보다 더 좋을 것이다. 잘 준비한다면 작년에 보여줬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을 치르며 부상 선수 대처 요령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SK 선수들도 4차전을 치르느라 수고했다. 챔프전에 올라 원하는 성적을 얻길 바란다. 다치지 않고 멋진 승부를 했으면 좋겠다. 건투를 빈다"며 SK 선수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안양=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