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1주에서 2주 사이가 될 것이다. 그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차두리의 데뷔전 시점을 밝혔다. 차두리의 K리그 데뷔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말이다.
지난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FC서울은 오른쪽 풀백 고요한을 오른쪽 날개로 내세웠다. 이는 차두리의 데뷔전이 임박하고 있음을 알리는 포석이다. 차두리가 주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경우 고요한을 오른쪽 날개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최 감독의 방안이다. 둘이 포지션이 겹치지만 차두리와 고요한을 함께 살리려는 의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차두리의 K리그 데뷔전은 언제가 될 것인가. 오는 10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센다이(일본) 원정은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바로 이 경기가 차두리의 국내 데뷔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상대는 수원 블루윙즈다. 서울은 오는 14일 수원과 원정경기를 벌인다. 차두리가 이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다면 그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K리그 팬들의 기대감에서나, 흥행면에서나, FC서울의 드라마틱한 반전 드라마를 위해서나, 수원의 선두 수성을 위해서나, '차두리의 수원전 데뷔 시나리오'는 여러모로 폭발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서울과 수원전은 K리그 '최대 빅매치'다. K리그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경기다. 이번 '슈퍼매치'는 벌써부터 매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차두리 효과까지 가세한다면 엄청난 파워를 몰고 올 수 있다.
차두리가 수원전에서 데뷔전을 치른다면 흥행면에서도 크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유럽에서 뛰는 모습만 볼 수 있었던 차두리를 한국에서 처음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축구 도시' 수원이다. 그리고 수원의 최고 '라이벌'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이 자체만으로도 팬들은 경기장에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차두리-정대세의 맞대결이라는 매력적인 이슈도 있다. 차두리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정대세를 막으러 K리그에 왔다"며 함께 독일에서 활약했던 정대세와 우정과 선의의 경쟁의식을 내비친 바 있다. 정대세도 차두리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흐름에 동조하듯 정대세는 지난 5라운드 대구전에서 K리그 데뷔골을 쏘아 올렸다. 차두리와의 정면 대결을 위해 '리허설'을 한 듯하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토리는 또 있다. 수원은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범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팀이다. 수원은 차범근 전 감독의 향수가 여전히 남아있는 팀이다. 아버지가 이끌었던 팀을 상대로 아들 차두리가 나선다. 이 역시 팬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흥행과 함께 이 슈퍼매치 결과에 따른 파급력도 크다.
서울은 차두리의 가세로 인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고 한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 3무2패, 승점 3점으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리그 순위는 10위까지 떨어져 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이 서지 않는다. 서울은 반전을 노리고 있고 라이벌전 수원전을 그 기회로 보고 있다.
차두리 데뷔 효과로 서울이 수원전 승리를 가져온다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다. 서울은 최근 수원전에서 1무7패의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 감독 부임 후 수원전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시즌 초반 부진, 무승의 흐름이 수원전에서 깨진다면 서울은 그야말로 큰 날개를 달 수 있다. 다른 팀을 상대로 챙긴 승점 3점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전의 부진을 단번에 뒤엎을 수 있는 힘이 수원전 승리에 담겨있다. 또 차두리는 서울 첫 승과 부활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K리그 클래식에 더욱 빨리 녹아들 수 있게 된다. 차두리에게도 큰 날개가 달릴 수 있다.
최 감독은 "라이벌 수원이 기다리고 있다. 부담감을 가지기보다는 지난해 풀지 못했던 숙제도 있다. 잘 헤쳐나갈 것이다. 반전의 기회가 오면 서울이 선두권으로 치고나갈 것"이라며 수원전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이 승리한다고 해도 그 파급력 역시 크다. 4승1패, 승점 12점으로 K리그 클래식 1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이 라이벌 서울전에서 승리한다면 리그 1위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라이벌전 승리는 승점 3점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수원의 1위 질주가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신임 서정원 감독도 전임 감독들의 서울전 무패 행진 역사를 계승하며 새로운 '서울 킬러'로 거듭날 수 있다. 서정원호에 더 큰 힘이 실리는 결정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차두리의 데뷔 효과를 보지 못한 서울을 더욱 깊은 나락으로 빠뜨릴 수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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