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이만수 감독의 얼굴에 최근 미소가 부쩍 늘었다.
지난 1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4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팀 성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기대 이상으로 힘을 내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훈련과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시범경기부터 SK 선발 라인업에는 그동안 팬들의 기억에 익숙했던 인물 대신 낯선 이름이 자주 올라왔다.
이명기, 조성우, 김정훈, 한동민, 박승욱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감독은 11일 문학 넥센전에 앞서 5명의 선수들을 따로 불러 얘기했다. 감독으로서, 또 국내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배 야구인으로서의 조언이다.
이명기는 이제 1~3년차 시즌을 맞는 다른 네 선수와 달리 데뷔 7년차를 맞는 중진이다. 하지만 그동안 1군 무대에서 뛴 경험이 많지 않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이명기는 올 시즌 개막 이후부터 주전 좌익수로 나오며 4할이 넘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팀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로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정근우와 함께 테이블 세터로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좌완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자리잡고 있는 조성우도 대타로 나와 2개의 홈런을 날리며 이름을 알렸다.
이 감독은 이들에게 "타석에서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마음껏 휘둘러라"고 주문했다. 그는 "그라운드에 나와 신나게 치고, 달리고, 수비하는 그 모습 만으로도 팀 전체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한 가지 당부는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타율관리를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전한 경기마다 잘 맞는다고 타율에 신경쓰다 보면 그 때부터 내리막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타격시 포인트가 밀린다는 건 바로 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들을 믿기 때문에 경기에 내보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SK는 넥센에 초반 실점을 하고 추격전을 펼쳤지만 결국 3-4로 패해 4연승 행진을 멈췄다.
패하긴 했지만 이 감독이 직접 조언을 했던 조성우와 김정훈은 각각 1안타를 쳤다. 이명기는 이날 무안타에 그쳤지만 호수비를 한 차례 선보였다. 6회초 넥센 박동원이 친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다이빙캐치를 시도해 멋지게 잡아냈다. SK가 주말 3연전 상대로 만나는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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