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CJ CGV의 무비꼴라쥬가 상영관 확대 후 일주일 만에 166%의 관객 증가율을 기록했다. 1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독립 영화 '지슬'에 대한 관객들의 호응이 큰 몫을 했다.
12일 CGV에 따르면 다양성 영화 상영관 브랜드인 무비꼴라쥬는 지난 1일 전국 20개관으로 확대된 뒤 전주 대비 166%, 전년 동기 대비 525%의 관객 증가율을 보였다. 무비꼴라쥬는 아직 오픈하지 않은 극장의 전용관 세 곳을 제외하고 현재 총 17개 관에서 운영 중이다.
무비꼴라쥬에 대한 관객의 이같은 호응은 독립 영화로서 고무적인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지슬' 열풍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한 '지슬'은 당시 'CGV 무비꼴라쥬상'을 수상했다. 무비꼴라쥬가 개봉 전부터 '지슬' 시사회와 기획전을 개최하고 스크린 광고를 무상 지원했던 이유 중 하나다. 무비꼴라쥬는 1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지슬'을 확대 상영작으로 선정해 상영·마케팅을 지원해왔다.
CGV는 지난 3월21일 정식 개봉한 '지슬'을 전국 무비꼴라쥬에서 960회 이상 상영했으며 81개의 CGV 일반 상영관에서도 3천700회 이상 상영했다. 그 결과 전체 관객 중 약 30%의 관객이 무비꼴라쥬를 통해 '지슬'을 관람했다는 것이 CGV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한국 영화계의 가장 큰 화두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표현이 꼭 맞아 떨어지는 배급 양상이었다. 숱한 다양성 영화들이 국내외 언론과 평단의 호평에도 상영관을 얻지 못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거대 배급사의 마케팅 아래 있는 일부 상업 영화들은 핵폭탄급 흥행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늑대소년' 등 상업 영화들이 스크린을 독차지했다는 비난은 CJ의 영화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렸다. CGV가 국내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 브랜드인 만큼, 지난 3월까지 이어진 무비꼴라쥬 10개관 운영도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지슬'과 무비꼴라쥬의 공존은 그런 면에서 흥미롭다. '지슬'의 흥행이 무비꼴라쥬의 확장과 맞물리면서 결과적으로 영화와 극장, 양 쪽 모두에게 플러스가 됐다. 어찌 보면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상업 영화들과 비교해 절대적 상영 수익은 적겠지만, 무비꼴라쥬는 '지슬' 덕에 다양성 영화의 흥행에 일조했다는 반가운 평가를 얻게 됐다. '지슬'은 역사의 아픔을 위트와 재치로 버무린 그 탁월한 작품성을 더 많은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평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CGV의 다양성 영화 지원이 충분하다고 평하긴 이르다. 여타 멀티플렉스 극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슬'의 관객 10명 중 3명이 무비꼴라쥬를 통해 영화를 관람했다는 사실만은 충분히 유의미하다. 거대 체인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작은 영화들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을 모색할 수 있는지, 그 실마리가 여기에 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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